◆ 키워드 K팝 / ⑫ 브랜뉴뮤직 ◆
브랜뉴뮤직은 2011년 설립한 힙합 레이블 겸 연예 기획사다. 라이머가 2004년부터 운영하던 IC엔터테인먼트가 전신이다. 그 뒤로 조PD가 라이머와 뜻을 함께하기로 하면서 2009년 브랜뉴스타덤으로 거듭났지만 불과 2년 만에 결별한다. 브랜뉴뮤직은 한국 힙합의 얼굴이던 조PD와 결별한 뒤 신인 래퍼를 대거 영입하며 한국 대표 힙합 레이블로 성장했다.
버벌진트, 산이, 스윙스, 범키 등은 2014년부터 브랜뉴뮤직 깃발 아래에서 앨범을 내고 있다. 브랜뉴뮤직은 힙합 레이블이기 때문에 기획사처럼 운영한다. 아티스트가 수평적으로 모이는 크루와 이 점에서 다르다. 브랜뉴뮤직은 아이돌 기획사처럼 상장을 하거나 수직적 육성 체계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멤버들이 작사·작곡·발매를 함께 한다. 아직 아이돌 그룹처럼 해외에서 소비되지는 않지만 한국 힙합은 국내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브랜뉴뮤직은 비상장회사로 직원은 10여 명에 그치지만 한국 힙합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 대세 래퍼 버벌진트
브랜뉴뮤직의 대표 스타는 누가 뭐래도 버벌진트다. 그는 아직 한국에서 힙합이 뿌리를 내리기 전인 2000년대 초반 나우누리 흑인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할 만큼 오랜 기간 실력을 갈고닦았다. 2006년 공일오비(015B) 객원 래퍼로 참여하면서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탁월한 라임 구성과 세련된 랩으로 버벌진트는 한국 최고 래퍼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 4집 '고 이지(Go Easy)'는 발매 후 곧바로 앨범 차트 1위에 진입했고, 버벌진트는 그 뒤로 성공 가도를 달렸다. 2012년 2월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그는 '올해의 남자 음악인상'을 받았다. 버벌진트는 힙합 크루 오버클래스에서도 활동했는데 함께 음악 활동을 하던 스윙스와 산이가 브랜뉴뮤직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브랜뉴뮤직 소속 박우진과 이대휘는 2017년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워너원으로 최종 데뷔했다. 힙합을 전문으로 하는 아이돌 가수를 배출한 셈인데, 이 때문에 점차 브랜뉴뮤직이 단순한 힙합 레이블을 넘어 기획사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구설 오른 브랜뉴뮤직
한국 힙합을 선도하는 브랜뉴뮤직이지만 음악적 자유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면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한 합동 콘서트 '브랜뉴이어 2018'은 상처만 남았다. 이날 콘서트에는 버벌진트를 비롯해 산이, 범키, 이루펀트, 한해 등 브랜뉴뮤직 소속 가수가 대거 참여했다. 이처럼 힙합으로만 대규모 공연을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달 티켓을 오픈할 당시 1분 만에 좌석 4000석이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공연은 성공할 것처럼 보였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이날 공연은 래퍼 산이의 막말로 도중에 중단됐다.
산이는 공연을 하면서 "아이 돈트 기브어 X(I don't give a fuck). 워마드 노(No) 페미니스트 노(No) 너네 정신병"이라고 했다. 공연은 각종 항의로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했는데, 이는 지난달 산이가 발표한 '페미니스트'라는 곡 때문이었다. 이는 페미니스트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곡인데, 지난달 이수역 남녀 폭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었다. 결국 콘서트는 파행으로 치닫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산이는 7일 브랜뉴뮤직과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브랜뉴뮤직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산이와 깊이 논의한 끝에 전속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이뿐만이 아니다. 버벌진트는 2016년 음주운전으로 구설에 올랐고 범키는 그해 마약 투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 힙합 정신 살리고 구설은 죽이고
일단 대중음악 전문가들은 힙합 고유의 표현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아이돌 기획사처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연습생 시절 모든 사생활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산이의 사례처럼 물의를 빚는 음악을 내는 것은 사회적 공론의 장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가끔씩 불거지는 약물 복용 사건은 법으로 통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힙합은 권위에 저항하는 정신에 따라 태어난 음악 장르이기 때문이다.
김반야 대중음악평론가는 "힙합의 표현 방식이라고 보기는 위험하다고 본다"면서 "뚜렷한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 있지 않더라도 사람의 의견이 옳고 그름이 없고 항상 이런 분쟁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블랙넛이나 산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것은 있다"면서 "아무리 자유롭게 의견을 밝힌다고 해도 선을 지켰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랜뉴뮤직은 2011년 설립한 힙합 레이블 겸 연예 기획사다. 라이머가 2004년부터 운영하던 IC엔터테인먼트가 전신이다. 그 뒤로 조PD가 라이머와 뜻을 함께하기로 하면서 2009년 브랜뉴스타덤으로 거듭났지만 불과 2년 만에 결별한다. 브랜뉴뮤직은 한국 힙합의 얼굴이던 조PD와 결별한 뒤 신인 래퍼를 대거 영입하며 한국 대표 힙합 레이블로 성장했다.
버벌진트, 산이, 스윙스, 범키 등은 2014년부터 브랜뉴뮤직 깃발 아래에서 앨범을 내고 있다. 브랜뉴뮤직은 힙합 레이블이기 때문에 기획사처럼 운영한다. 아티스트가 수평적으로 모이는 크루와 이 점에서 다르다. 브랜뉴뮤직은 아이돌 기획사처럼 상장을 하거나 수직적 육성 체계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멤버들이 작사·작곡·발매를 함께 한다. 아직 아이돌 그룹처럼 해외에서 소비되지는 않지만 한국 힙합은 국내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브랜뉴뮤직은 비상장회사로 직원은 10여 명에 그치지만 한국 힙합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 대세 래퍼 버벌진트
브랜뉴뮤직의 대표 스타는 누가 뭐래도 버벌진트다. 그는 아직 한국에서 힙합이 뿌리를 내리기 전인 2000년대 초반 나우누리 흑인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할 만큼 오랜 기간 실력을 갈고닦았다. 2006년 공일오비(015B) 객원 래퍼로 참여하면서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탁월한 라임 구성과 세련된 랩으로 버벌진트는 한국 최고 래퍼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 4집 '고 이지(Go Easy)'는 발매 후 곧바로 앨범 차트 1위에 진입했고, 버벌진트는 그 뒤로 성공 가도를 달렸다. 2012년 2월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그는 '올해의 남자 음악인상'을 받았다. 버벌진트는 힙합 크루 오버클래스에서도 활동했는데 함께 음악 활동을 하던 스윙스와 산이가 브랜뉴뮤직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브랜뉴뮤직 소속 박우진과 이대휘는 2017년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워너원으로 최종 데뷔했다. 힙합을 전문으로 하는 아이돌 가수를 배출한 셈인데, 이 때문에 점차 브랜뉴뮤직이 단순한 힙합 레이블을 넘어 기획사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구설 오른 브랜뉴뮤직
한국 힙합을 선도하는 브랜뉴뮤직이지만 음악적 자유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면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한 합동 콘서트 '브랜뉴이어 2018'은 상처만 남았다. 이날 콘서트에는 버벌진트를 비롯해 산이, 범키, 이루펀트, 한해 등 브랜뉴뮤직 소속 가수가 대거 참여했다. 이처럼 힙합으로만 대규모 공연을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달 티켓을 오픈할 당시 1분 만에 좌석 4000석이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공연은 성공할 것처럼 보였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이날 공연은 래퍼 산이의 막말로 도중에 중단됐다.
산이는 공연을 하면서 "아이 돈트 기브어 X(I don't give a fuck). 워마드 노(No) 페미니스트 노(No) 너네 정신병"이라고 했다. 공연은 각종 항의로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했는데, 이는 지난달 산이가 발표한 '페미니스트'라는 곡 때문이었다. 이는 페미니스트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곡인데, 지난달 이수역 남녀 폭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었다. 결국 콘서트는 파행으로 치닫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산이는 7일 브랜뉴뮤직과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브랜뉴뮤직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산이와 깊이 논의한 끝에 전속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이뿐만이 아니다. 버벌진트는 2016년 음주운전으로 구설에 올랐고 범키는 그해 마약 투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 힙합 정신 살리고 구설은 죽이고
일단 대중음악 전문가들은 힙합 고유의 표현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아이돌 기획사처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연습생 시절 모든 사생활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산이의 사례처럼 물의를 빚는 음악을 내는 것은 사회적 공론의 장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가끔씩 불거지는 약물 복용 사건은 법으로 통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힙합은 권위에 저항하는 정신에 따라 태어난 음악 장르이기 때문이다.
김반야 대중음악평론가는 "힙합의 표현 방식이라고 보기는 위험하다고 본다"면서 "뚜렷한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 있지 않더라도 사람의 의견이 옳고 그름이 없고 항상 이런 분쟁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블랙넛이나 산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것은 있다"면서 "아무리 자유롭게 의견을 밝힌다고 해도 선을 지켰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