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도 또 연말 무더기 상장…제값 못받는 기업 `속출`
입력 2018-12-07 14:43 

올해도 연말에 또 다시 무더기 상장이 이뤄지면서 소위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주당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으로 공모가가 확정되거나 희망가도 안되는 가격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는 기업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현재까지(이전상장, 재상장 제외) 코스피 시장에는 6곳, 코스닥 시장에는 68곳, 코넥스 시장에는 16곳이 신규상장됐다.
기업공개(IPO)시장 활황이 시작된 지난 2015년 코스피 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은 16곳이었다. 하지만 2016년 13곳으로 준 후 지난해 8곳, 올해는 6곳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에도 올해 현재까지 68곳이 신규상장을 마쳐 2015년(94곳)과 비교했을 때 대폭 줄었다. 상장 기업 수는 감소했으나 올해도 연말 상장 '쏠림현장'은 계속되고 있다. 스팩 합병을 통한 코스닥 신규상장과 이전상장을 제외하고 올 하반기(7~12월) 신규 상장 기업 수는 한 달 평균 11.8곳이다. 올 상반기(1~6월) 한 달 평균 5.7곳이 신규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많다.
더군다나 11~12월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8곳으로 전체(105곳)의 27%를 차지한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달 상장 대기 중인 기업이 11곳(드림텍, 에스앤케이, 이노메트리, 머큐리 등) 더 남아있는 상황이다.

상장 일정이 연말에 몰리다보니 기업 간 수요예측 일정이 더 많이 겹치게 된다. 11월 초 드림텍, CJ CGV 베트남홀딩스, 디자인, 디알젬, 파멥신, 아주IB투자 등 다수 기업의 수요예측 일정이 중첩됐다.
수요예측 일정이 겹치게 되면 자원분산 효과로 공모 희망가의 하단에서 공모가가 확정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지난달 6~7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아주IB투자는 희망공모가격(2000~2400원)의 하단보다도 아래인 15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전진바이오팜 역시 희망공모가격(1만5000~1만7000원)보다 한참 아래인 1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외 뉴트리, 베스파, 티로보틱스 등이 공모가 하단이나 그 아래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포기하는 기업도 있다. CJ CGV 베트남홀딩스는 수요 예측 부진에 상장 일정을 철회했다. 삼보모터스 자회사 프라코도 수요예측 참여 저조로 상장 철회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상장기업 쏠림 현상과 더불어 정부가 상장 건수 채우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코스닥 벤처 펀드 출시하고 코스닥 활성화를 주문했는데 결과가 안 나타났다"며 "올해 주식시장이 하반기부터 안 좋아지면서 상장 철회하는 기업이 생겨나자 증권사별로 목표 상장 기업 수를 채우도록 주문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하는 기업이 많아진다는 것은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투자 기회가 넓어지고, 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어 좋은 일"이라며 "다만 부실기업이 충분히 걸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이 이뤄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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