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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진칼-KCGI 분쟁후 첫 대면한다…샅바싸움 돌입
입력 2018-12-05 17:45  | 수정 2018-12-05 20:03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경영 참여를 선언한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지난달 지분 취득 이후 처음으로 한진칼 경영진과 이르면 이번주 내에 회동한다.
KCGI가 무수익 자산 가치 제고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회사 측 개선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KCGI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누리와 한진칼 경영진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비공개로 만나 양측 의견을 교환하기로 약속했다. KCGI가 지난달 9일 경영 참여 목적을 밝히며 한진칼 지분 9% 취득을 공시한 후 양측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만남에 대해 KCGI 측 법무법인 한누리 관계자는 "기존 입장문에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의 얘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CGI는 지난달 19일 "한진칼 경영권에 대한 위협보다는 주요 주주로서 경영 활동에 관한 감시·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배포한 바 있다.

다만 지배구조 전문 애널리스트와 변호사들은 KCGI 측이 한진칼에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휴 자산을 매각하거나 개발해 가치를 높이고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한진칼 측 향후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휴 자산 가치 제고와 관련해 한진칼 측도 KCGI 측이 구체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전략을 짜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진칼은 상장 자회사로 대한항공(29.6%) 진에어(60.0%) 한진(22.2%)을, 비상장 자회사로 칼호텔네트워크(100.0%) 토파즈여행정보(94.4%) 정석기업(48.3%) 제동레저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휴 자산으로는 서울 송현동 용지 3만6363㎡(장부가 약 3630억원·약 1만1000평), 인천 율도 용지 10만9090㎡(약 1890억원), 제주도 정석비행장 126만㎡(약 450억원), 제주도민속촌 16만5000㎡, 제동목장 1514만㎡ 등이 지목되고 있다. 또 시장에서는 시설이 노후된 것으로 평가받는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등을 매각하거나 리모델링을 통해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진칼 측은 이번 만남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KCGI 측이 무리하게 자산 매각을 요구할 경우에 대해서는 원칙적 반대 입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대한항공이 과거부터 신규 항공기 도입 등에 따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수시로 유휴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노력을 펼쳐 왔다는 점을 거론한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 상황에 따른 매각의 타당성부터 미래 전략과 (매각이 거론되는) 용지의 연계성, 매각 타이밍에 따른 시장가치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이슈이지, (KCGI가) 맹목적으로 요구한다고 해서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전했다.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KCGI 측이 어떤 요구를 할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KCGI 측이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한진칼 측에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먼저 내놓으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3월 17일부로 석태수 대표이사와 조현덕·김종준 사외이사, 윤종호 상근감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와 관련해 IB 업계에서는 상근감사에 KCGI 측 전문 인사를 앉히는 선에서 양측이 최종 타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양호 회장은 김포공항 대한항공 본사 사옥 집무실로 출근하며 한진칼 경영관리팀과 대한항공 재무팀 등을 통해 KCGI가 제기할 이슈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영 기자 / 이재철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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