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차감의 제왕` 제네시스 G90, 벤츠 S클래스보다 `폼` 나요
입력 2018-12-05 17:00 
[사진제공=현대차, 권진욱 기자]

현대 에쿠스와 그 후속인 제네시스 EQ900은 성공한 사람들이 타는 '국산 플래그십의 대명사'였다. 기업체 임원들이 선호하는 현대 그랜저와 제네시스 G80보다 한 수 위다. 사업가는 물론 직장인의 로망으로 '사장님 차', '회장님 차'로 불릴 정도다.
내로라하는 기업체의 사장님과 회장님이 선호해 글로벌시장에서 플래그십 세단의 강자로 평가받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보다 국내에서 위상이 더 높다.
제네시스 EQ900은 '국산 플래그십의 대명사'라는 타이틀을 제네시스 G90에 넘겨줬다. 현대차가 지난달 27일 출시한 제네시스 G90은 EQ900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에쿠스 헌정 의미로 3년간 썼던 EQ 대신 제네시스 고유의 'G+숫자' 체계를 반영해 G90으로 이름을 바꿨다.

G90은 부분변경 모델답게 제원 성능은 기존과 같다. 전장x전폭x전고는 5205x1915x1495mm이고 휠베이스는 3160mm로 EQ900과 동일하다.
디자인은 완전변경(풀모델 체인지) 수준이다.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 디테일 '지-매트릭스(G-Matrix)'를 채택한 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다이아몬드를 빛에 비췄을 때 보이는 아름다운 난반사에서 영감을 받은 제네시스만의 고유 패턴이다. 지-매트릭스는 헤드?리어 램프, 전용 휠, 크레스트 그릴에 적용됐다.
전면 중앙에 자리잡은 크레스트 그릴은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엠블럼으로 사용하는 명문 가문의 문장을 연상시킨다. 슈퍼맨의 가슴에 있는 'S' 디자인 표식을 닮았다. 4개의 빛을 발산하는 쿼드램프와 그 중간을 가로지르는 방향지시등은 시각적으로 무게 중심을 낮춰준다.
측면의 경우 헤드램프 안쪽 모서리에서 보닛을 지나 리어램프까지 수평적인 이어진 캐릭터라인(자동차 차체 옆면 가운데 수평으로 그은 디자인 라인)을 적용해 안정되고 품위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지-매트릭스 패턴을 적용한 19인치 휠은 기하학적인 멋을 발산한다.
후면에서는 기존 날개 엠블럼을 영문 글자로 대체한 제네시스 레터링 엠블럼, 넓은 리어콤비램프, 전면부 그릴 형상과 디자인 통일감을 완성한 듀얼 머플러, 기존 대비 하단부에 위치해 시각적인 무게중심을 낮춘 번호판 위치 등이 고급스러움과 안정감을 준다. 또 후진등 대신 후진할 때 전조등처럼 바닥에 빛을 비춰주는 가이드 램프를 적용했다.
인테리어는 럭셔리 호텔 룸을 연상시킨다. 천연소재 가죽과 나무로 품격을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콘솔 위를 가죽으로 감싸고, 크롬 도금을 버튼에 적용해 고급스러움도 강조했다. 이탈리아 다이나미카(Dinamica)사의 고급 스웨이드로 시트 칼라와 맞춰 제작된 후석 목베개로 휴식 기능도 강화했다.
또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의 연결감을 강화하고, 송풍구(에어 벤트)와 공조오디오 스위치 형상을 변경해 수평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센터페시아 스위치 개수도 줄여 조작 편의성과 시각적인 편안함을 추구했다.
G90는 신규 내비게이션 지도 및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다운로드해 자동 업데이트하는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를 국산차 최초로 탑재했다.
12.3인치 제네시스 커넥티드 내비게이션은 태블릿 PC처럼 터치 반응성과 시인성이 우수하다.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원하는 설정 메뉴를 쉽게 찾고 길안내 등 다양한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음성 설정 검색 기능도 있다.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끄는 것은 물론 공조, 비상등 점멸, 메모리시트, 열선 조절, 창문 개폐와 시트 제어 등을 지원하는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앱'도 갖췄다.
재생중인 음악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운드하운드'와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KAKAO i(아이)의 음성인식 서버를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등 다양한 첨단 IT 사양도 담았다.
[사진제공=현대차]
시승차는 3.8 가솔린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315마력, 최대토크는 40.5kg.m다. 가격은 7706만~1억995만원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G70처럼 등받이에 지-매트릭스 퀼팅을 적용한 시트가 몸을 안정적으로 감싸준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부드럽게 주행한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뒷좌석 탑승자에게 "자! 이제 속도를 높입니다"라고 예고하는 것처럼 잠깐 간극을 두고 부드럽게 속도를 올린다. 페달 반응도 매끄럽다.
그러나 스포츠 모드로 바꾼 뒤 가속페달을 밟으면 활시위를 당겼다 놓은 것처럼 몸이 살짝 뒤로 향했다 앞으로 향한다. 페달 반응도 즉각적이다.
고속에서는 엔진음도 커지고 풍절음도 들어오지만 시끄럽지 않게 정제돼 옆 사람과 평소 목소리 톤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수준이다. 소음이 발생하면 반대 위상의 음원을 만들어 소음을 능동적으로 제거하는 신기술 '액티브노이즈컨트롤(ANC, Active Noise Control)'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19인치 휠도 정숙성에 한몫한다. 차량 중량을 줄이고 내부에 첨단 용접방법을 적용한 공명 흡음 휠을 사용해 주행 중 발생하는 타이어 공명음을 약 3~4dB 저감시켜준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사각지대 화면이 나온다. 사이드미러를 보지 않아도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도로 정보를 읽고 과속 단속카메라도 파악해 속도를 조절한다. 직선 구간은 물론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율주행한다.
뒷좌석은 플래그십 세단답게 '달리는 호텔'을 추구했다. 뒷좌석 공간은 넉넉하고 시트도 안락하다. 앞좌석 뒤에 붙은 모니터로 엔터테인먼트도 즐길 수 있다. 컴포트 모드로 달릴 때는 소파에 앉아 한가롭게 TV를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조수석은 버튼만 누르면 앞으로 밀어 다리를 뻗을 수 있다.
안전성도 플래그십 세단답다. 차로 유지 보조(LF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후진 가이드 램프,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안전 하차 보조(SEA) 등을 기본 적용했다.
제네시스 G90은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풀체인지 모델에 버금가도록 디자인과 사양을 더 고급스럽게 진화시켰다. 주행성능과 승차감도 품격을 추구했다.
무엇보다 하차감(차에서 내릴 때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을 때 생기는 만족감)이 우수하다. "아! 내가 성공했구나"라는 기분을 맛보게 해주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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