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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다 뛰어 넘은 ‘스윙키즈’, 예술이네~
입력 2018-12-05 09:2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모든 걸 뛰어 넘은 예술의 향연.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겸비하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도경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과 연기가 빚어낸 감동, 그럼에도 가장 빛난 건 감독 강형철의 기막힌 한 방이다.
영화 ‘스윙키즈는 극단적인 이념 갈등에 휩싸인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에서 북한 전쟁포로와 민간인들이 팀을 꾸려 탭댄스 무대에 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념도 국가도 성별도 다른 이들은 탭댄스를 통해 각자의 자유를 꿈꾼다. 인간의 개별적 삶과 가능성을 짓밟는 전쟁 아래 그것은 아득한 희망일 뿐이지만.
왜 같은 민족이 갈라졌을까. 아직도 전쟁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오던 중 그 속에서도 ‘춤이라는 기쁜 행위가 많은 걸 내포한 멋진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백만불짜리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의 말처럼 도경수를 필두로 한 ‘스윙키즈 멤버들은 탭댄스를 비롯한 다양한 춤으로 삶의 희노애락을 풀어낸다.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듯 기막히게 녹아드는 아이러니하고도 애잔하고 아프지만 그럼에도 슬픈, 복합미묘한 ‘삶 그 자체의 향연. 탭댄스와 함께 흐르는 비틀스 등의 명곡은 영화에 감칠맛을 더하고 배우들의 춤사위는 관객의 심장을, ‘쿵 ‘쿵! ‘쿵!!!! 강렬하게 두드린다.
경쾌한 춤과 음악 의 저편에 또 다른 결로 선명하게 녹아 있는 치유할 수 없는 전쟁의 상처와 처절함도 함께 가슴을 친다. 이념이 사람 위에 존재하는 순간 벌어지는 비극들이 분노를 슬픔을 허탈함을 자극하고 한국전쟁이라는 배경이 품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국내 정서를 충분히 품었지만 편집은 감각적이고도 세련됐다. 역동적인 그림 그리고 서사 속에 녹여낸 구수한 웃음 코드 역시 감독의 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음악영화라는 장르 그리고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정체성에 우직하게 집중했다. 친숙함과 낯섬이, 안전함과 도전이, 흥겨움과 아픔이, 슬픔과 기쁨을 기막힌 비율로 배합시켰다.
저마다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똑똑한 배치와 탁월한 음악 활용 능력, 이 모든 걸 아우르는 디테일함까지. ‘샤오팡 역의 김민호는 물론, ‘신스틸러 박진주 그리고 인민군 포로들을 연기하는 배우들까지 연기도 인상적이다. 엔딩이 선사하는 울림은 또 어떻고.
‘써니 ‘과속스캔들 등으로 연이은 대박을 친 강형철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열정이, 겸손함이 무엇보다 진심이 가득 느껴지는 영화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식을 줄 모르는 신드롬에 국내 웰메이드 음악영화에 대한 갈증이 보다 깊어졌던 찰나에 충분히 자부심을 느껴지게 하는, 반갑고도 뿌듯한 발견이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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