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①] 정인선 "소지섭과 `코코`, 키스신보다 만족스러워"
입력 2018-12-04 07:01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소지섭과 꿀케미를 보여주며 20대 여주인공으로 우뚝 선 배우 정인선.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제가 이렇게 길게 나와도 되는 건가 싶었어요."
데뷔 22년 만에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지난달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의 여주인공 고애린 역으로 열연한 배우 정인선(27)이다. 아역배우에서 20대 주연 배우로 잘 자란 정인선을 드라마 종영 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났다.
정인선은 "'내 뒤에 테리우스'는 촬영을 좀 일찍 시작한 편이라 총 5개월 정도를 찍었다. 4~5부까지 찍어 놓고 방송을 시작했다. 이렇게 큰 작품, 큰 역할로 긴 시간 달린 게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작인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20부작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길게 중심을 이끌어가는 역할은 처음이었다. 매일 매일 한계를 느끼며, 돌파하며 찍었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말했다.
정인선은 '으라차차 와이키키'로 세몰이를 시작한뒤 '내 뒤에 테리우스'를 통해 또래 중 주연 배우로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1996년 다섯 살 나이에 아역배우로 일을 시작한뒤 성인 연기자로 안착한 정인선은 "이전까지는 제가 이렇게 길게 나와도 되는 건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뭔가 선택받은 분들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영역이 아니라고요. 전작인 '으라차차 와이키키'와 이번 작품의 텀이 제 연기 인생으로서는 짧은 편이라 저 스스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허전했어요. 사실 제가 잘했는지도 분간이 안 가더라고요. 5개월 동안 꿈꾼 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정인선은 두 번째 엄마 역할에 "이번엔 애들이 말을 해서 좋았다"며 여유를 보였다. 제공|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정인선이 맡았던 고애린 역은 극중 남편 양동근이 갑자기 살해되면서 졸지에 6살 쌍둥이 남매를 혼자 키우게 된 경력단절 여성. 20대 후반 미혼의 정인선이 연기하기에는 쉽지 않은 캐릭터다. 정인선은 "제 서사가 극단적으로 세다. 첫 화에서 시청자분들에 공감을 느낄 수 있게만 하면 절반 이상은 성공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거슬리지 않는게 목표였다. 그런데 칭찬까지 받아 첫방부터 목표 달성을 했다. 그래서 16부작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칭찬을 받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부 역할을 연기하면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정인선은 "캐릭터에게 다가오는 상황도 상황이었지만 6년 차 프로 주부와 6살 쌍둥이 엄마라는 설정아래 시작해야 해서 부담이 됐다. 저는 아직 '폭풍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떼지 못한 아이였고 전작에서 갓난아이를 키우는 엄마였지만 주부의 레벨이 한참 낮았다. 그래서 김여진 선배나 정시아 언니, 양동근 오빠 등과 맘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도움을 받았다. 현장에서 피드백을 받아 가면서 했다"고 밝혔다.
"'나 정말 일 잘하던 여자 였는데'가 가장 꽂혔던 대사다. 과도기에 적응하고 세상에 나가고 싶어 하는 모습과 엄마와 아내를 내려놓고 인간 고애린으로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정인선은 날마다 한계에 부딪치는 가운데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소지섭 덕을 많이 봤단다. 정인선은 "소지섭 오빠는 저도 믿고 보는 로코킹이다. 감히 상상도 못했던 조합이다. 그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면서 "오빠는 따뜻한 격려와 무조건적인 배려가 아니라 '원래 여기가 네 자리다'라는 식으로 편안하게 대해줬다. 그게 정말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 했다.
이어 "오빠가 과묵할 줄 알았는데 먼저 장면에 대해 상의도 하고 대사도 맞춰주고 저와 합이 맞도록 수정해주는 모습을 보고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좋은 사람, 좋은 배우이기도 하더라. 더 안심하고 기댈 수 있었다. 5개월을 달려올 수 있었던 정신적 지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코믹과 로맨스, 첩보, 액션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작품. 정인선과 소지섭은 키스신 한번 없이 핑크빛 감정을 연기하면서 기막히게 여성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정인선은 "'코코'(코를 서로 맞대는 인사)가 키스신 이상의 파급력이 있더라. 너무 진하게 남았다. 앞으로 오빠도 저도 상대 배우와 코코를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즐거워한 뒤 "고애린과 김본의 서사, 톤앤매너에 맞는 예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전작인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아기 엄마을 맡은 것도 이번 작품에 큰 도움이 됐다. "당시 갓난아이를 데리고 연기한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아기여서 안고 있는 자세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울더라고요. 그때 멘탈 많이 흔들렸어요. 제 욕심대로 연기를 할 수 없어서 초반에 많이 힘들었죠. 이번엔 연기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내 연기를 내가 못 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러면서 아이 다루는 능력도 생겼고요. 그게 이번에 빛을 발해서 아이들이 어떻게 절 뒤흔들어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어요. 또 이번엔 아이들이 말이 통해서 좋았어요. 또 소지섭 오빠가 중후반부터는 아이들을 다 봐주셔서 편했죠. 아이들을 잘 다루시더라고요."
잇따라 엄마 역할을 맡은데 대해 거부감은 없었는지 묻자 정인선은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윤아는 엄마라는 타이틀이 크지 않고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소리를 키우는 인물'이라 청춘쪽이 부각됐다. 이번에 캐스팅 되고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엄마를 다시 맡는게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것이었다. 이게 처음이었다면 부담스러웠을 수 있지만 윤아라는 캐릭터로 엄마를 겪어서 부담스럽지 않았다. 또 고애린이라는 인물은 단순히 엄마라고만 하기엔 너무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답했다. 정인선은 또 "그보다 그동안 작품에서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는 한 6가지 정도 직업을 해봐서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던 만큼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도 크다. 정인선은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온 것은 없다. 그냥 풍문으로만 들었다. 시즌2를 염두에 두신 건지 궁금하기는 하다. 만약 하게 된다면 제가 본격적으로 첩보원의 생활을 하게 되지 않을까.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촬영 전 준비할 시간만 준다면 저는 좋다. 운동을 잘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지만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마녀보감' 찍을 때 와이어 장면을 찍었는데 즐거웠다"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년 가까이 고애린으로 살아온 정인선은 "고애린에게 '잘 해냈고 앞으로도 모진 풍파가 있겠지만 삶은 계속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②에 계속)
ksy7011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