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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못 받아도 최고의 한 해, 쉼 없이 또 달리는 이용
입력 2018-12-04 05:50 
MVP 트로피가 없어도 이용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용(32·전북)은 2018시즌 K리그1 MVP 득표 2위였다. 그렇지만 그에게 수상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그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용은 추천을 받아 전북을 대표해 MVP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총 32.13점을 얻어 승격팀 경남의 돌풍을 주도한 말컹(55.04점)에게 밀렸다. 전북이 K리그1 정상에 올랐던 시즌, MVP를 놓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빈손은 아니었다. 이용은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서 21.93점을 기록해 동료 김민재(21.98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용의 베스트11 수상은 울산 소속이던 2013년 이후 5년 만이자 두 번째였다.
특히, 그는 전북을 제외한 주장 11명에게 한 표씩을 얻었다. 주장은 같은 팀 선수를 뽑을 수 없다. 주장 투표는 100% 득표인 셈이다. 이용이 유일했다. 그만큼 그 또한 올해 K리그1에서 가장 빛나는 별 중 하나였다.
때문에 이용도 만족한 시즌이었다. 그는 최고의 한 해였다고 표현했다.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도 했으며, 이번에는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서 기적 같은 승리(독일전)의 기쁨도 만끽했다.
특히, 1년 전만 해도 필드를 밟는 것조차 부러워했던 처지였다. 반품해야 하나”라고 빈말까지 들어야 했던 그의 멋진 재기였다.
이용은 1년 전 그라운드를 뛰는 게 너무 간절했다. 나도 동료와 같이 뛰고 싶었는데 누워만 있었다”라며 아픈 기억을 회상한 후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는 걸 느낀다. 매 경기 소중하게 느끼며 뛰고 있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였는데 정말 많은 걸 이뤘다. 내 생애 최고의 한 해였다”라고 말했다.

이용은 잠을 설쳤지만 MVP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다. 32.13점이나 얻은 것도 놀라워할지 모른다. 말컹이 MVP를 받는 게 맞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경남이 2위에 오르는데 말컹의 기여도는 매우 컸다. 누구도 그의 수상을 폄하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프로 입문 후 한 번도 내가 MVP 후보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이렇게 후보 선정만으로도 영광이다. 난 도움상도 받지 못했다. 너무 (도움 1위를)의식한 게 역효과를 낳았다. 막바지 전담 키커를 맡았는데 전혀 안 됐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용은 떠나는 최강희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랑하니까 떠나신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베테랑을 잘 대우해줬던 최 감독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베테랑인 이용은 전북은 물론 A대표팀에서도 역할이 크다. 벤투호에서도 그는 맏형이다.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4일 A대표팀의 소집 명단이 발표된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비 명단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꾸준하게 뛰던 이용이 빠질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이용은 현재 A대표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호주 원정도 잘 마치면서 다들 자신감도 넘친다. 아시안컵 우승을 다툴 상대(호주·우즈베키스탄)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겠지만 우리 또한 100% 전력이 아니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고)대체 자원이 많다는 게 벤투호의 장점이다”라며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탈이 날까 우려도 없지 않다. 복귀 첫 시즌 이용은 쉼 없이 달리고 있다. 그는 관리를 받았으나 그래도 계속 뛰고 있다. 자칫 부상이 올까봐 걱정도 된다. 결국 스스로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이)동국이형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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