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 소외되는 '화교'…취직도 귀화도 어려워
입력 2018-11-30 19:30  | 수정 2018-11-30 20:51
【 앵커멘트 】
우리 사회엔 1백5십여 년 전 옛 중국 땅에서 넘어온 화교들이 6세대까지 내려와 정착하고 있는데요.
국적만 대만일 뿐 사실상 한국에서 나고 자랐고 한국말도 능숙하지만 취업 등 곳곳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박자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국에서 나고 자란 화교 조 씨,

올 초 한 공기업 서류전형에 합격했지만 필기시험 이틀 전 시험을 보러 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조 씨(23세) / 화교 3세대
- "갑자기, "시험 봐도 어차피 안 될 거고 외국인 채용 계획이 없다"라고만 했고, 공지에서도 외국인 채용 계획이 없다는 게 아예 고시가 안 됐었어요."

한 대기업은 면접 때 화교라는 사실을 알고는 이후 연락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조 씨(23세) / 화교 3세대
- "외국인 채용이 되든 안 되든 연락을 주겠다 해놓고선 아예 연락이 없었어요."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현재 전국에는 5만 명이 넘는 화교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귀화가 어렵거나 또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화교는 적지 않습니다."

부모 중 한 쪽이 한국인이면 그나마 쉽게 귀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만 19세 성인이 돼야 5년 거주 조건으로 귀화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라도 거주 기간이 일정 기간 이상이면 국적을 주는 선진국보다 더 조건이 까다로운 겁니다.


그러다보니 사각지대도 적지 않습니다.

화교 류 씨는 20년 전 혼인신고를 안 한 채 가족을 떠난 한국 국적 어머니의 행방을몰라, 한국서 태어나 자랐는데도 귀화를 못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류 씨(23세) / 화교 4세대
- "(출생신고하려면) 엄마가 직접적으로 연락이 닿아야 되고 같이 와야 된다고 하는데 이미 연락도 안 돼서, 여기서 20년 넘게 살았고 태어났는데도 귀화를 못 하는…."

한국이 모국이나 다름없지만 오랜기간 이방인으로 살아야하는 화교들의 애환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 jadooly93@mbn.co.kr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현기혁VJ
영상편집 : 양성훈·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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