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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연되는 도시개발사업 직권해제 한다는 인천시
입력 2018-11-29 17:35  | 수정 2018-11-29 19:24
인천시가 민간에서 추진하는 인천 서북부 일대 도시개발사업지구 중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미집행 사업에 대해 '직권해제'를 추진한다. 박남춘 시장 취임 이후 지지부진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한 '출구전략'을 선언한 데 이어 민간의 대형 도시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옥석을 가려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달 말께 허종식 균형발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한 도시개발계획 관련 공무원들이 인천 관내 주요 도시개발사업지에 대한 진행 상황을 실사했다. 둘러본 대상지는 인천 서북부 일대와 검단신도시 주변 민간에서 추진하는 대형 도시개발사업지들이다.
허 부시장은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관내에서 10년 넘게 토지계약만 해놓고 사업 진행은 지지부진한 사업지 현장을 확인하고 추진 사항을 청취했다"며 "사업성이 높고 향후 속도가 붙을 곳은 지원하고, 앞으로도 추진 가능성이 낮고 토지주 간 갈등만 커져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곳에 대해서는 '직권해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현재 관내에서 진행 중인 100여 개 개발사업 가운데 원도심 내 정비사업장을 비롯해 송도 대우자동차판매(주) 용지, 부평구 삼산4지구 등 사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지 30여 곳을 직권해제 검토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이미 2016년 이전에 22개 도시정비구역을 해제한 데 이어 2017년에는 숭의1·용현5·부평6구역 등을 직권해제하는 등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구역에 대한 출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도 석남4·주안2·간석2구역 등을 포함해 14개 구역에 대한 직권해제를 진행하고 있다. 허 부시장은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민간 미집행 도시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옥석을 본격적으로 가리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지난 8월 '2018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제지역에 대한 매몰비용 지원 계획 등도 밝혔다.
정비사업장에 이어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직권해제를 진행하는 배경은 박 시장의 "실현 가능한 도시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공공임대 2만가구 건설 공약을 내건 만큼 일부 직권해제 사업지구에 대해 시가 직접적인 공영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권해제 추진 소식이 나오자 대상지 토지주들의 동요도 작지 않다.
이 지역 토지주 A씨는 "오래전에 받은 계약금을 모두 써버린 사람이 많은데 사업이 중단되면 시행사와 토지주 간 소송 등으로 인한 큰 혼란이 우려된다"며 "민간과 공공이 상생하는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지부진한 민간사업보다 공영개발이 낫지 않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 경우 토지매입가격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져 토지주들이 섣불리 공영 개발에 찬성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지용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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