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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임시주총` 삼부토건…최대주주 `참패`로 경영분쟁 재점화
입력 2018-11-23 08:44 
삼부토건은 22일 서울 중구 삼부토건 본사에서 '2018년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사진:김현정 기자]

삼부토건의 임시 주주총회가 '1박 2일'로 진행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다소 지연된 주총에서 최대주주인 우진이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면서 경영분쟁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은 22일 서울 중구 삼부토건 본사에서 '2018년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임시 주총은 예정 시간보다 5시간여 지연된 오후 9시 개최돼 하루를 넘겨 23일 오전 4시경 끝이 났다.
우진이 출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제이씨파트너스가 약 200명의 주주들에게 받은 의결권 위임장 확인에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주주 본인 이외에 주주의 의결권을 위임받은 대리인 등 약 100여명의 신분확인 절차를 위해 주주 대기실이 꾸려지는 등 삼엄한 경계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위임자를 포함해 총 1492명이 참석했다. 주식 수로 따지면 발행주식수 2480만3131주 중 참석 주식 수 1723만9500주다.
삼부토건 이응근 대표이사는 개회선언을 통해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는 69.5%에 해당하는 주주가 출석했다"며 "이를 통해 보통결의 뿐 아니라 특별결의까지 적법하게 결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밝힌다"고 말했다.
주총의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보수한도 승인 ▲감사 선임 ▲감사보수한도 승인 ▲정관일부 변경 ▲이사 선임 ▲이사(류둥하이) 해임의 건 등 총 7개다. 이 중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 해임의 건은 '특별결의'로 주주총회 참석자 중 3분의 2가 찬성해야 의결된다.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은 '이사 선임'과 '정관 일부 변경'이다. 특히 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우진 측과 삼부토건 노조 측의 경영권 분쟁 핵심이다. 최대주주인 우진이 추천한 4명(사내이사, 사외이사)과 기존 이사회의 추천인 5명 간의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이날 주총에서는 삼부토건 경영진이 추천한 이사진이 선임되며 경영권을 지키게 됐다. 이로써 이사 선임을 통해 삼부토건의 경영권을 장악하려던 우진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특별결의로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한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은 전부 부결됐다. 앞서 우진 측은 '제 23조'(이사와 감사의 원수)와 '제 24조'(이사와 감사의 선임)을 제안했는데, 골자는 현재 8명인 이사의 수를 10명으로 늘려 이사회에서 우진 측 추천 인사 비율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관 변경이 실패하면서 이사 수는 기존 그대로 '8명 이하'가 됐고, 기존 이사 6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이번 주총으로 새로 선임되는 이사는 2명이 됐다. 이 2명의 이사 후보 모두 삼부토건 이사회가 추천한 인사로 확정됐다.
우진이 제안한 7호 안건인 류둥하이 이사 해임의 건도 부결됐다. 류둥하이 역시 삼부토건 사측 인사로 알려졌다.
우진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직전 대주주인 디에스티로봇의 배신으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디에스티로봇이 삼부토건의 지분 상당수를 우진에 팔기로 계약을 체결했는데, 우진을 배신하고 삼부토건 노조 측과 결탁했다는 게 우진의 설명이다. 결국 디에스티로봇을 통해 삼부토건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자 삼부토건 노조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주총이 진행되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1호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과 2호 안건인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우진과 삼보 양측 다 이견이 없어 가결됐다. 하지만 3호 안건 '감사 선임의 건'과 4호 안건 '감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부결됐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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