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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주가 연일 신저가…실적부진에 리콜이슈 부상
입력 2018-11-22 17:37  | 수정 2018-11-22 19:54
업황 부진에 미국 엔진 리콜 논란까지 터져 현대차그룹 주가가 연중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연초 대비 주가가 반 토막 났는데도 실적이 그보다 더 떨어지면서 이론상으로 주가가 고평가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22일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11%(5000원) 하락한 9만2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9만2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모비스는 전 거래일 대비 8.65% 떨어진 16만9000원에, 현대글로비스는 전 거래일 대비 4.26% 떨어진 11만250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장중 한때 16만7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최근 계속되는 업황 악화와 더불어 전날 보도된 미국 세타2 엔진 리콜 뉴스가 하락세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미국 검찰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공조해 현대·기아차의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리콜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고장을 이유로 2015년과 2017년 각각 미국에서 자동차 170만대를 리콜한 바 있다. 이 같은 보도 내용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악재에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계속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은 지난 21일까지 현대차 주식을 총 133만8943주(1421억8714만원) 순매도했다.

이날 현대차 주가(9만2800원)는 지난해 고점 대비 53% 수준이다. 그러나 수익성으로 주가를 평가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다른 글로벌 완성차에 비해서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16년 현대차 PER는 5.9배였으나 2017년 8.5배, 올해는 9.56배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PER는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주식 가격이 적절하게 정해져 있는지 실적을 기반으로 비교할 때 용이한 지표다. 사업 분야와 크기가 비슷한 기업들의 평균 PER가 5배라면, 이 기업의 주가는 실적만 놓고 봤을 때 다른 기업보다 주가가 두 배 고평가된 것이다.
문제는 현대차의 PER가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는 데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현대차의 PER를 10~11배로 전망했다. KB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차 PER가 13배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도요타와 혼다 등은 지난해 현대차보다 PER가 높았으나 올해는 각각 8.36배와 7.73배를 기록할 전망이다. 독일의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의 2018년 예상 PER는 6.17배에 불과하다. 다른 완성차 회사의 PER 평균과 비교했을 때 아직 하락할 여지가 남은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의 PER는 다 비슷비슷했는데 실적이 악화되면서 현대차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며 "3분기 실적을 떨어뜨린 리콜 비용이 일시적인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ER가 아닌 배당금과 청산가치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적이 단기간에 망가진 만큼 PER 수치가 왜곡되기 쉽기 때문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이 워낙 나빠진 상황이라 PER로 비교는 의미가 없다. 배당금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 주가는 매우 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영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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