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양승태 블랙리스트' 판사…법원에서 내쫓아
입력 2018-11-22 10:40  | 수정 2018-11-22 11:33
【 앵커멘트 】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미운털이 박힌 '블랙리스트 판사'를 따로 관리했던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이나 폭언을 한 판사들을 관리하려고 만든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라는 문건이 그 증거인데요.
여기에는 그렇지 않은 판사들도 들어 있었고, 심지어 법관 옷을 벗은 판사가 있었던 사실도 MB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혁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판결에 불만을 품은 당사자에게 판사가 화살을 맞은 '석궁 테러' 사건을 다룬 영화입니다.

정영진 전 판사는 이 영화를 언급하며 사법부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는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려 '쓴소리 판사'로 통했습니다.

양승태 사법부는 양 전 대법원장 취임 이후 줄곧 정 전 판사를 주시해 왔습니다.


특히 2015년 정 전 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추천한 박상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하자 정 전 판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립니다.

당시 정 전 판사는 "박 후보자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 검사였기 때문에 대법관은커녕 평판사로도 법원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정영진 / 전 판사
- "그 글 올린 거에 대해서 ○○○ 법원장이 제 방에 와가지고 글 내려라 (압박하고)…."

그리고 같은 해 말 정 전 판사는 재임용 심사를 앞두고 자신의 인사 성적을 알아보려 했지만, 행정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을 끌었습니다.

▶ 인터뷰(☎) : 정영진 / 전 판사
- "대개 바로 알려주는 거거든요. 그런데 아무 이야기가 없더라고요. 그랬는데 2016년 4월인가 5월 그때쯤 뜬금없이 (인사 성적이) 왔어요."

그로부터 얼마 뒤 정 전 판사는 재임용에 탈락했습니다.

판사 재임용 탈락은 신체나 정신의 장해가 있거나 근무성적 불량, 판사로서 품위 유지 위반 때만 가능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일입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검찰은 얼마 전 확보한 '물의 야기 법관' 자료에 정영진 전 판사의 이름이 수차례 나오는 점을 발견하고 재임용 탈락에 누가 어떻게 관여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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