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자를 어떻게 때리나"…동거녀 때리고 거짓 진술한 20대 징역 7년 선고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하고는 "술 마신 후 깨보니 숨을 쉬지 않는다"며 거짓으로 신고한 20대가 항소심에서 1심 형량보다 무거운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 1부(김복형 부장판사)는 오늘(21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28살 A 씨가 "형량이 무겁다"며 낸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4년)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9월 6일 춘천시 석사동의 한 원룸에서 동거녀 33살 B 씨의 배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사건 당일 오전 10시 15분쯤 "자고 일어나 보니 B 씨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전날 밤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자고 일어나 보니 B 씨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A 씨의 거짓 진술 때문에 이 사건은 자칫 자연사로 처리될 뻔했습니다.

그러나 숨진 B 씨에 대한 국과수 부검 결과가 '외부 충격에 의한 장간막파열'로 확인되면서 사건은 반전됐습니다.

서울대 법의학연구소에서 외부 충격이 아니고서는 장간막파열이 있을 수 없다는 회신도 받았습니다.

경찰의 추궁에 A 씨는 "B 씨가 싱크대나 다른 가구에 부딪혔을 거다"는 등 핑계를 대며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게다가 A 씨는 사건 전날 밤 B 씨가 춤추고 노래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이렇게 동영상도 찍을 정도로 사랑하는 여자를 어떻게 때립니까"라며 결백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오히려 A 씨의 상해치사 혐의를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로 작용했습니다.

이 동영상에는 B 씨의 배 부위에는 상처나 멍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B 씨가 숨졌을 당시 두 사람 외에 외부인이 아무도 없었고, A 씨의 진술에 신뢰가 낮다고 판단한 경찰은 A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했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실수로 B 씨의 배를 밟았거나 B 씨가 다른 가구 등에 부딪혀서 상처가 났을 뿐 자신과는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복강 내 출혈이 상당하고 치명적인 점으로 볼 때 복부에 수차례에 걸쳐 매우 강력한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넘어지거나 다른 가구에 부딪혀 상해를 입었을 것이라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전혀 반성하지 않을뿐더러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며 "양형기준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한 만큼 피고인의 양형부당은 이유 없고 검사의 양형부당은 이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