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 김, 미국 하원 후보 막판 역전에 '낙선'…'우편투표'가 운명 바꿔
입력 2018-11-19 09:24  | 수정 2018-11-26 10:05

한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미국 연방하원 입성이 유력한 듯했던 한인 1.5세 영 김 후보가 막판 초접전 끝에 결국 낙선했습니다.

AP통신은 접전이 이어지던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의원 39선거구에서 김 후보가 길 시스네로스(민주) 후보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해 패배했다고 현지시간으로 그제(17일) 보도했습니다.

CNN 집계에 따르면 시스네로스 후보는 11만3천75표(50.8%)를 득표, 김 후보(49.2%, 10만9천580표)에 1.6%포인트(3천495표) 앞섰습니다.

11·6 중간선거 다음 날 오전까지 2.6%포인트 차이로 앞서던 김 후보는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역전을 당했습니다.


투표함 개표 중반까지 시스네로스 후보를 7∼8%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앞섰으나 개표가 진행되며 격차가 좁혀지더니 지난 15일 승패가 뒤바뀌었습니다.

지난 1주간 이 선거구에서 개표된 우편투표는 7만여 표입니다.

통상 보수성향의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이 우편투표를 일찍 끝내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은 뒤늦게 우편투표를 보내 개표 막판에 집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김 후보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판세가 불리해졌습니다.

영 김 후보 캠프는 앞선 트위터 성명에서 "시스네로스 캠프가 오렌지카운티 개표 요원들을 괴롭히거나 위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는 물리적인 개표 간섭 행위로 검표원의 힐책을 받았다"라며 부정 개표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김 후보 측은 시스네로스 후보가 선거 결과를 뒤바꾸기 위해 필사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시스네로스 후보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김 후보는 다시 트위터를 통해 "오늘 저녁, 시스네로스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의정 생활의 행운을 빌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둘 다 이번 선거에서 열심히 했고, 지금은 힘을 합쳐 우리 사회와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할 해법과 기회를 찾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유권자들과 내 비전을 공유할 수 있었고, 이 어려운 선거를 통해 내 메시지와 봉사가 이 커뮤니티에 울릴 수 있었다. 지칠 줄 모르고 지지해준 캠프 구성원과 가족에게 감사한다"며 "지역구민의 삶을 향상할 방법을 찾고자 앞으로도 다른 이들과 함께 헌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의 패배로 미국 동서부에서 한인 출신 후보들이 연방하원에 동반 진출하려던 목표는 좌절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큰 지역입니다.

아시아계와 라틴계의 인구 비중이 높고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 무소속의 비중이 비등비등한 곳입니다.

김 후보는 무역, 의료보험, 이민문제 등에 있어 백악관과 거리를 두려 했지만, 상대측에서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판박이'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이행하려 한다고 몰아붙였습니다.

이민자 출신 여성이라는 그의 배경은 백인에 나이 많은 남성들이 이끄는 공화당에서도 눈에 띄었고, 스스로 "나는 다른 종류의 (공화당) 후보"라고 표방했지만 충분치는 않았습니다.

인천 출신인 영 김 후보는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령 괌으로 건너가 중고교를 다닌 뒤 LA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 입학하면서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금융계에서 일하다 의류사업가로 변신했으며 남편의 권유로 리포니아 39선거구에서 13선을 한 에드 로이스(공화) 의원의 보좌관으로 20여 년간 일하며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앞서 영 김 후보는 로이스 의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지난 6월 예비선거인 정글 프라이머리에서 당당히 1위로 본선에 오른 바 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에서 보수 색채가 짙었던 오렌지카운티에서도 4석을 모두 차지하며 하원 다수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23석보다 훨씬 많은 38석을 확보해 여유 있는 우위를 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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