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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 보고서 "제로페이, 소비자에게 별 혜택 없어"
입력 2018-11-18 18:21  | 수정 2018-11-18 21:05
정부가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겠다며 준비 중인 '제로페이'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추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뒤집으면 세법을 파격적으로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제로페이 활성화가 어렵다는 지적이어서 정치권과 정부 측 대응이 주목된다.
1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제로페이를 활용한 가맹점 결제수수료 부담 완화' 보고서는 "신용카드로는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어도 1개월 이상 지연 결제가 가능하고 별도 비용 없이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 사례도 있다"며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소비자 편익을 감안할 때 제로페이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제로페이는 가맹점 결제수수료가 없거나 매우 낮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가맹점에 해당되는 혜택일 뿐이다. 연회비나 수수료 수입이 없는 간편결제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신용카드와 경쟁할 만한 할인, 적립, 부가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도 어렵다. 반면 신용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와 연회비, 각종 이자 등의 수익과 제휴사 제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캐시백 할인, 마일리지·포인트 적립 같은 부가 혜택도 제공한다.
연태훈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로페이는 은행, 간편결제 플랫폼 등이 공익적 차원에서 운영 관련 비용을 자체 부담하겠다는 협약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제로페이를 이용한 거래에서도 계좌이체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거래 무결성을 확인해야 해 실질적 비용은 제로(0)가 아니다. 참여 기업들이 공익적 차원에서 손실을 감내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는 이 같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영세·중소 가맹점 대상 지급 결제 시장에서 제로페이가 자리를 잡으려면 제로페이 사용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로페이 사용 금액에 대해 40%까지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안이 기존에 발표돼 있지만 카드에도 공제 혜택이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유인책이 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 연구위원은 "제로페이 결제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기준을 완화해 소득 대비 지출이 25% 미만이어도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공제 혜택을 볼 수 없는 근로소득세 면세자에게는 공제 금액만큼 전통시장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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