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엽기폭행` 양진호 음란물 유통 주범이었다
입력 2018-11-16 14:40  | 수정 2018-11-16 16:19

'엽기폭행'으로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7)이 음란물 등 불법 영상물을 유통시킨 주범으로 드러났다.
50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웹하드 업체를 소유한 뒤 불법 음란 정보를 필터링하는 업체, 헤비업로더와 유착해 불법 음란물을 유포·방조하며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6일 오전 양 회장에 대해 음란물 유포 및 방조 등 총 11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양 회장이 웹하드 카르텔의 주범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2003년과 2007년 웹하드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설립한 뒤 2008년 웹하드 사이트의 불법은람정보를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를 인수했다. 이후 3명을 3개 회사 바지사장으로 내세웠으나 경찰은 양 회장이 회사의 중요정책, 자금관리 등 핵심사항은 직접 통제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 특히 양 회장은 2013년 12월 4일부터 지난 9월 26일까지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헤비업로더 등과 공모해 불법음란물 5만2500여건을 유포하고, 저작재산권 230여건을 불법 사용해 7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불법 촬영 된 개인간 성적 영상물 100여건이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 회장 등이)회원들이 원하는 음란물을 직접 요청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헤비업로더들에게는 수익의 최대 18%를 수수료로 제공하며 매월 30건 이상 업로드 하도록 독려했다"고 밝혔다. 헤비업로더들은 최소 3700만원에서 최고 2억1000만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 회장 등은 음란물 헤비업로더를 보호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적발되면 아이디를 변경해 사용하도록 권유하는 등 헤비업로더 보호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 음란 정보물을 걸러내야 하는 필터링 업체는 자체 필터링을 통한 유해 영상 해시값을 적극 수집하지 않는 등 음란 동영상 유포를 방치한 것을 드러났다.
양 회장 등은 이러한 방식으로 지난해 9월 1일부터 1년 동안에만 2개 웹하드 사이트에서 5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와함께 경찰은 양 회장이 전·현직 직원 10명을 폭행, 강요, 동물학대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양 회장은 2010년 가을께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직원 3명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폭행이 3회에 걸쳐 이뤄졌으나 과거 전력, 폭행을 수반한 강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상습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전·현직 직원 6명에게는 강제로 사무실에서 무릎을 꿇게 하거나, 생마늘을 먹이고, 머리염색을 하게 하는 등 8회에 걸쳐 강요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마초 흡연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2015년 10월 강원도 홍천 연수원에서 전현직 임원 등 7명과 대마초를 흡연하는 등 수차례 대마초를 피웠다. 이듬해 홍천 연수원에서는 직원 2명과 허가받지 않은 도검과 활로 살아있는 닭을 죽여 동물보호법과 총포·도검·화학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 법인 계좌에서 2억8000만원을 빼내 고가 미술품을 구입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나 업무상횡령 혐의가 추가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현직 직원 600여명과 제보자를 상대로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 양 회장과 관련한 다양한 범죄혐의를 입증했다"면서 "음란물을 대량 유포중인 또 다른 웹하드 업체를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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