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정지` 삼성바이오, 대장 잃은 바이오·제약주는 `무덤덤`
입력 2018-11-16 08:47 
증권선물위원회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가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같은 날 오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시가총액 6위(22조)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위반 혐의에 따라 거래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바이오·제약 업계는 오히려 업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상승장이 펼쳐졌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대표적인 바이오·제약 3대장인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거래일대비 각각 5.05%, 2.73%, 8.3%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신라젠(2.75%↑), 코오롱티슈진(1.20%↑), 메디포스트(2.40%↑) 등이 일제히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 정지되면서 바이오·제약 업종 전반으로 불똥이 튈 것이라는 불안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그동안 주가를 짓누르고 있던 악재 요인이 사라졌다는 기대감에 다른 종목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만큼 전날 증선위의 발표에 대해 기관투자자들도 놀라지 않았다"면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소 악화될 수 있지만, 기업들의 성장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이틀전부터 주가가 급등한 것도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발표되더라도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투자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슈는 단기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이슈는 아니다"라며 "내년 상반기 주요 바이오업체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어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중지가 되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정지 명령은 국내증시 투자심리를 극도로 냉각시킬 여지가 있다"면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 대한 불신은 자칫 국내증시 전체를 비관하는 상황으로 변질 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그대로 떠안으면서 '개미의 무덤'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 삼성바이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9% 수준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최종 심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의 사례를 감안해도 기업 가치가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 15일 이내(15일 이내 연장 가능)에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 판단이 결정한다. 만약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 다음날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정지를 해제한다. 반면 심사 대상으로 결정될 경우 다시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가 개최되고 처분 결정이 내려진다. 이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 차례 이의신청을 통해 15영업일 이내에 상장공시위원회가 개최되며 심의일부터 3일 이내에 상장폐지나 거래정지 등 최종 판단이 결정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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