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회계처리 문제로 상장폐지된 적 없다"

◆ 증선위, 삼바 분식회계 결론 ◆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고의적 분식회계' 판정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거래가 14일부터 정지되면서 이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 8만여 명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지만 거래 정지 기간은 한 달가량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당국의 분식회계 결론에 따라 이날 오후 4시 39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간외거래를 정지했다.
이와 관련해 상장폐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거래소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를 신중히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2009년 상장적격성실질심사제도 도입 후 16개 회사가 상장실질심사제도 대상이 됐는데 최근까지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상장폐지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분석도 있지만 투자자들은 당분간 자금이 묶여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거래소는 앞으로 15영업일 내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인지 검토할 예정이다. 필요한 경우 심사 기간을 15영업일 더 연장할 수 있다.
회의 소집과 자료 준비 등에 걸리는 시간이 모두 포함되며 여기서 상장폐지 등의 요건에 해당되는지를 결정한다.
심의 대상으로 결정되면 기업심사위가 20거래일 동안 상장폐지나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한다. 거래소 현행 규정상 기업심사위는 심의 기간을 한 달 더 요구할 수 있게 돼 있다.
만약 여기서 상장폐지 결론이 나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 단계까지 이른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대 세 달 이상(57거래일+1개월(추가 심의 기간은 일반 날짜 기준)) 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개선기간이 부여된다면 거래 정지 상태가 추가로 수개월 동안 이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가 결정된다면 투자자들은 100% 손실을 떠안게 된다. 이 종목의 소액주주는 8만175명(올해 3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이날 기준 4조7628억원어치 주식을 들고 있다. 외국인 지분은 9.1%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 규모나 영향력을 따지면 빠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며 "각종 심사위원 소집과 자료 준비 등에 한 달 정도는 거래가 묶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 거래가 얼마나 묶일지는 과거 사례를 보면 윤곽이 드러난다. 대우조선해양은 심사 기간만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끝에 이후 1년3개월간의 거래 정지를 겪었지만 한국항공우주는 심사가 들어간 지 5거래일 만에 주식 거래가 풀리기도 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