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설비 강탈하고 대금도 안 줘"…대기업보다 무서운 1차 협력업체 '갑질'
입력 2018-11-13 19:30  | 수정 2018-11-13 20:58
【 앵커멘트 】
어제(12일)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로 차량 부품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전해 드렸는데요.
2·3차 협력업체들의 고통은 대기업보다 1차 협력사들의 횡포 때문에 더 크다고 합니다.
단가 후려치기부터 설비 강탈까지 1차 협력사들의 '갑질'을 서영수 기자가 고발합니다.


【 기자 】
차부품 2차 업체인 DH테크는 2015년부터 1차 협력사 '아이엠'에 부품을 납품해왔습니다.

제품값의 70%에 납품하고 나머지 차액은 나중에 받는다는 말을 믿고 거래를 했지만, 1차 협력사는 4년 가까이 무려 25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DH테크가 경영난을 호소하자 1차 협력사는 뒤늦게 25억 원짜리 어음을 줬지만,

이마저도 부도처리를 해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한태규 / DH테크 대표
- "설마 설마 했습니다. 정말 큰 배신감이었고요. 지금 보니까 애초부터 그렇게 하려고 단가를 후려치려고 하는…."

결국, DH테크는 1차 협력사의 단가 후려치기와 부도어음 횡포까지 당했다고 호소합니다.


천안에 있는 부품 2차 업체인 엠케이정공은 1차 협력사인 세원테크에 설비를 강탈당했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4월 1차 협력사가 회사를 인수하겠다며 일방적으로 회사 설비를 가져간 뒤, 곧바로 인수 방침을 철회한 겁니다.

▶ 인터뷰 : 주민국 / 엠케이정공 대표
- "100여 명 직원들을 동원하고 전체를 싹 털어갔습니다. (설비가 사라져서) 직원들도 일자리 잃고 내몰리고 회사는 경매 넘어가고…."

엠케이정공이 문제를 삼자, 1차 협력사는 언제든지 설비를 돌려주겠다는 입장.

▶ 인터뷰(☎) : 세원테크 관계자
- "가져온 건 사실이고…. 지금이라도 그 물건 받아간다고 하면 지금 당장에라도 가져다주죠."

2, 3차 협력업체들은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지만, 재판에서 이겨도 이미 무너진 사업을 다시 일으키긴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서영수입니다.

영상취재 : 라웅비·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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