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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SK `착한 자본시장` 건설 위해 뭉쳤다
입력 2018-11-13 17:53  | 수정 2018-11-13 20:51
최태원 SK 회장(오른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에서 `사회적 기업 금융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
신한금융그룹과 SK그룹이 사회적금융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합작 펀드를 조성한다. 민간 펀드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두 그룹은 이윤만 우선시하는 투자·금융 지원보다는 '착한 자본시장'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와 함께 13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서울 종로구 SK빌딩에서 총 200억원 규모의 사회적기업 전용 민간 펀드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향후 5년간 총 3000억원 규모로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금융이란 금전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적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금융을 말한다. 예를 들어 노인·장애인이나 청년·경력단절여성 등 취약계층에게 돌봄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공공성이 짙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에 자금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또 회수를 전제로 하는 투자·대출뿐만 아니라 보조금·기부 등도 사회적금융에 포함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2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향후 5년간 사회가치기금 3000억원을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협약과 펀드 출범은 정부의 기금 조성과는 별도로 이뤄졌다"면서도 "정부가 중점을 둔 사회적가치 창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펀드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투자 수익은 물론이고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도 안정적인 자본 유치를 통해 혁신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 주체들은 주로 정부 지원자금 등에 의지해 활동을 유지해야 했고, 투자자는 해당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가 부족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신한금융과 SK는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유망한 사회적 경제 주체 발굴 △사회적기업 금융 생태계 활성화 △사회적기업의 사업 경쟁력과 역량 지원 △사회적가치 측정 체계 개발·확산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사회적기업 전문 사모펀드를 결성한다. 현재까지 신한금융이 90억원, SK가 60억원을 출자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50억원을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사모펀드 투자 대상은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다. 운용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담당한다.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하기 위한 사회적가치 측정 체계는 SK가 제공한다.
SK는 앞서 2016년부터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정도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고, 이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성과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SK에서 제공하는 이 측정 체계를 바탕으로 투자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일을 맡는다.
이와 별도로 신한금융이 지난해 12월부터 지속해 온 사회 공헌 프로그램 '희망사회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지속된다. 신한금융은 은행·카드 등 전 그룹사가 참여해 3년간 총 2700억원을 이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전국 곳곳에 초등학생 자녀들의 방과후 돌봄교실 '꿈도담터'를 설립해 맞벌이 가정을 지원하고, 취약계층 경력단절여성에게 직업교육 참여수당을 지원하는 등 활동을 벌인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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