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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오시티 임시총회 무산…연내 입주 물 건너가
입력 2018-11-13 17:40  | 수정 2018-11-13 19:49
13일 서울 가락동 탄천운동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가락시영 재건축조합 임시총회가 구성원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 조합원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텅` 비어 있다. [박윤예 기자]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연내 입주가 물 건너갔다. 13일 열린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사업시행계획 변경 안건이 성원 미달로 부결되면서 연내 입주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연말 입주를 준비하던 세입자들의 혼란 등이 예상된다.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13일 오후 2시 송파구 가락동 탄천 유수지 축구장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했으나 오후 3시 30분까지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하지 않아 결국 해산했다.
이날 임시총회장 연단에 선 가락시영 조합장은 "조합원 과반수가 서면 결의하거나 임시총회장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데 오늘 성원 미달로 임시총회 유예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원은 6800여 명으로 과반수가 되려면 이날 3400여 명 이상 참석이 필요했다. 서면 결의가 2300여 명 들어왔고, 직접 행사장에 참석한 이들은 800여 명으로 추산됐다. 총 293명이 모자라 성원에 미달했다고 조합 측은 밝혔다.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사업시행계획 변경, 공사 도급계약 변경 등 8개 안건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하려 했다. 특히 올해 입주 여부를 가를 안건은 사업시행계획 변경건이다.
조합은 2013년 12월 사업성 악화 우려로 용적률을 2종 230%에서 3종 285.98%로 바꾸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송파구로부터 인가받았으나 아직 주민총회를 거치지 못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준공·입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잦은 갈등을 빚으며 총회 인준을 거부하고 있다. 조합이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광다이오드(LED)등 설치, 임대주택 발코니 확장 공사 등에 쓰일 공사비 150억여 원을 총회 의결 없이 증액했다는 이유에서다. 조합원들은 지난 9월 임시총회에서도 사업시행 변경안을 한 차례 부결했다.
이번 총회에서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이 통과하지 못하면서 9510가구 헬리오시티 입주는 내년으로 미뤄질 예정이다.
관할 지자체인 송파구청도 조합원 간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임시사용 승인을 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조합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태에서 임시사용 승인을 내주는 것은 구청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며 "조합에서 먼저 조합원 간 의견을 잘 조율해 준공승인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조합원과 입주예정자는 물론 전세를 들어가려고 준비하던 세입자들도 입주 연기에 황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잠실 재건축 이주와 맞물려 헬리오시티 전세 입주를 앞두고 있던 김 모씨는 "은행 대출과 이주비 등을 간신히 맞춰 12월 말 입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입주가 미뤄졌다니 어떻게 중간 자금을 조달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근처 중개업소에서는 세입자들에게 '완공 후' 조건을 달아 재공지를 하는 등 연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중개소에서는 어떻게든 올해 입주가 될 수 있다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어 향후 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전범주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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