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GS칼텍스, 9년간 차명으로 예선 업체 불법 운영하다 적발…수백억대 특혜 제공
입력 2018-11-13 14:38  | 수정 2018-11-20 15:05

대기업 정유사인 GS칼텍스가 9년간 차명으로 예선 업체를 운영하며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가 해경에 적발됐습니다. 현행법상 원유 화주인 정유사는 예선 업체를 보유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64살 A 고문 등 전·현직 GS칼텍스 임직원 4명과 회사 법인을 입건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해경은 또 예선 업무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B 예선 업체 대표 등 2명과 C 해운대리점 대표 등 2명을 입건했습니다.

A 고문 등은 2009년 11월 GS칼텍스가 선박 임대회사 2곳을 동원해 B 예선 업체를 직접 보유하고도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허위로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GS칼텍스는 자산규모 5조 원 이상의 공시 대상 기업으로 매년 공정위에 자산규모를 신고해야 합니다.

A 고문은 생산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차명으로 보유한 B 예선 업체 주식은 빼고 자산규모를 허위로 신고했습니다.

당시 GS칼텍스는 B 예선 업체를 자회사로 둔 모 해운업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화주인 정유사가 예선업을 할 수 없도록 한 선박 입출항법(구 항만법)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선박 입출항법 25조(예선업의등록제한) 1항 4호와 관련 시행규칙에 따르면 원유·액화가스류·제철원료·발전용 석탄의 화주가 사실상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법인은 예선업 등록을 할 수 없습니다.

해경청 관계자는 "해당 대기업 정유사는 원유 화주로 자회사인 모 해운업체를 통해 사실상 B 예인업체를 보유하고도 서류상으로는 선박 임대회사인 차명회사 2곳이 B 예인업체의 주식 50%씩을 가진 것처럼 꾸몄다"고 말했습니다.

GS칼텍스는 차명으로 보유한 B 예선 업체에 2011년과 2012년 2차례 총 7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B 예선 업체는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이 많아 담보를 잡을 수 없는 상태였지만 GS칼텍스는 현금 융자 10억 원 초과 시 이사회 승인을 받게 돼 있는 회사 여신관리 규정도 따르지 않고 대규모 자금을 무담보로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에 입건된 GS칼텍스 생산공장장(55)은 2014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관할 지방해양수산청에 선박연료공급업 등록을 하지 않고 B 예선 업체와 다른 계열사에 340억 원 상당의 연료도 공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경은 올해 3월 GS칼텍스와 B 예선 업체 간 의혹을 첩보로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차명주식 매입 각서와 예선 비용 청구서 등 각종 자료를 확보해 관련자 30여 명을 조사했습니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B 예선 업체 등으로부터 예선 배정을 잘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45억 원을 리베이트로 받아 챙긴 해운대리점 2곳도 적발됐습니다.

해경청 관계자는 "대기업 정유사는 회사 자금 70억 원을 무담보로 예인업체에 지원한 뒤 '일을 해서 갚으라'고 했다"며 "여수 지역에는 13개 예선 업체가 운영 중인데 결과적으로 자회사인 예선 업체에 정유선 예인 일감을 몰아 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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