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2의 윤창호 비극 막는다"…금주 구역 신설·술광고 강력 규제
입력 2018-11-13 13:49  | 수정 2018-11-20 14:05

이르면 2020년부터 주류광고에서 광고모델이 술을 직접 마시는 장면이 금지됩니다. 광고가 음주를 유도하고 미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장소를 법적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음주 폐해 예방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오늘(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음주 폐해 예방 실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음주는 흡연과 비만과 같은 건강 위해 요인입니다. 만취 상태 운전자가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창호 씨를 치어 숨지게 하는 등 음주 관련 교통사고·폭력·자살 등이 매일같이 이슈가 되면서 강력한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알코올은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 물질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먼저 인터넷TV(IPTV)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고려해 주류광고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에 규정된 광고기준을 법 조항으로 승격하고, 기준의 적용을 받는 대상을 '주류 제조·수입·판매업자'로 명확히 할 방침입니다.

앞으로 주류광고에서는 술을 마시는 행위를 표현하는 것이 금지될 예정입니다. 광고모델이 술을 직접 마시는 장면이나 소리를 통해 음주를 유도하거나 자극하는 표현 등이 해당됩니다.

또 미성년자가 볼 수 있는 콘텐츠 앞뒤에는 주류광고를 붙일 수 없게 됩니다.

주류광고에는 광고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노래도 삽입할 수 없습니다. 광고 노래 금지는 현재 TV·라디오 광고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TV에만 적용되던 주류광고 금지 시간대(오전 7시∼오후 10시)를 DMB, 데이터 방송, IPTV에도 적용하고, 술병에 표기되고 있는 과음경고 문구가 주류광고에도 나오도록 기준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앞으로 주류회사가 후원하는 행사에서는 제품 광고를 할 수 없고 후원자 명칭만 사용해야 합니다. 지하도와 공항, 항만, 자동차, 선박 등의 교통시설이나 교통수단에도 주류광고를 부착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담배광고 기준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담배광고가 허용되는 국제선 항공기와 여객선에서는 주류광고가 허용됩니다.

정부는 금주 구역 지정을 추진합니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은 금연구역 지정 내용을 담고 있지만, 금주 구역 관련 조항은 없습니다.

법 개정을 통해 정부청사와 의료기관, 보건소, 도서관 등 공공기관과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청소년 활동시설 등 청소년 보호시설은 금주 구역으로 지정됩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마을행사 등 공공장소 관리자가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에는 음주가 허용됩니다. 도시공원 등의 공공장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금주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내년에 법 개정을 추진해 이르면 2020년부터는 강화된 주류광고 기준과 금주 구역 지정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국민의 절주 실천을 돕기 위해 소주와 맥주를 기준으로 술 한잔에 담긴 순 알코올 함량(g)을 확인할 수 있는 '표준 잔'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소주·맥주 1잔에 담긴 순 알코올 함량은 7g입니다. 소주 5잔을 마시면 순 알코올을 35g을 섭취한다는 것을 알리려는 취지입니다.

정부는 향후 '주류용기 알코올 함량 표기제'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금주 교육도 강화합니다. 학교 교사가 사용할 수 있는 청소년 금주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건복지시설과 기업, 군대의 실무자를 대상으로 절주 강사를 양성합니다.

소비자단체와 협력해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의 '음주장면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사례집으로 만들어 자율 시정을 유도할 예정입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와 재활을 도울 수 있는 정신건강 관련 시설은 확충됩니다.

인구 20만 이상 시군구에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시·도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내 중독 팀을 신설해 중독자를 돕기로 했습니다.

또 서울시 사례를 벤치마킹해 '회복자 상담가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실제로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상담가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도록 지원합니다.

한편 복지부는 내일(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년 음주 폐해 예방의 달 기념행사'를 개최합니다. 절주 사업에 기여한 유공자들의 공로를 치하하고, '알코올 정책 심포지엄'을 통해 주요국의 음주 폐해 예방 정책 및 전략을 살펴보는 자리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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