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특별활동비' 챙긴 원장 '횡령'…유치원에도 영향

【 앵커멘트 】
원아들의 특별활동비를 업체에 지불하고 일부를 리베이트처럼 돌려받아 쓴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 횡령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최근 비리문제가 불거진 사립유치원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제주의 한 어린이집 원장인 문 모 씨.

지난 2010년부터 원아들의 특별활동비 3천6백만 원을 120여 차례에 걸쳐 빼돌려 생활비 등으로 썼습니다.

특별활동비를 부풀려 업체에 지불하고, 그 돈 일부를 아내 명의 통장으로 되돌려받는 리베이트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문 씨의 행동을 두고 횡령죄라고 판단한 1심을 뒤집고, 2심은 무죄로 봤습니다.

타인의 재물을 관리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빼돌릴 경우에 처벌하는 게 횡령죄인데,

이 사건의 경우 특별활동비가 이미 어린이집에서 특별활동업체로 넘어간 상황에서 일부 돌려받은 돈을 횡령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전후사정을 살펴봐야 한다며 판결을 다시 뒤집었습니다.

어린이집의 재산을 관리해야할 원장이 리베이트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비용을 과다하게 부풀려 계약을 맺었다면 횡령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주영글 / 변호사
- "애초에 다시 돌려받을 의사를 가지고 과다하게 책정한 후 돌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가져간 것으로…."

대법원은 어린이집과 업체간의 운영계약 과정 등을 다시 살펴보라며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로 돌려보냈습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유치원 비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어린이집 판결은 일부 사립유치원 횡령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