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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어긋나는 리듬 속의 삶
입력 2018-11-07 07: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장률 감독이 ‘춘몽 이후 2년만에 신작 ‘군산으로 돌아왔다.
‘군산:거위를 노래하다(이하 군산)는 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아시아 대표 시네아스트 장률의 11번째 영화이자, 배우 박해일 문소리가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다.
‘군산은 전직 시인 윤영(박해일)과 송현(문소리)의 ‘군산이몽을 담고 있다. 윤영은 한때 좋아했던 선배의 아내 송현이 돌싱이 되자 기뻐한다. 미묘한 관계의 두 사람은 술김에 군산으로 떠나고, 일본풍 민박집에 묵게 된다.
송현은 과묵한 민박집 사장(정진영)에게 관심을 보이고, 이를 지켜보는 윤영은 답답해한다. 윤영은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민박집 딸(박소담)을 궁금해한다. 윤영과 송현은 서울에서와 달리 군산에서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공간의 힘을 믿는 장률 감독은 과거와 현재가 살아있는 군산을 배경으로 윤영과 송현의 미묘한 관계를 담아냈다. 또한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가는 ‘군산은 윤영의 기억을 같이 들여다보는 듯한 전개로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조선족에 대해 한국인들의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모습을 담아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송현은 연변 동포의 인권 향상을 위한 시위에 참여하지만, 자신이 조선족으로 오해받자 불쾌해한다. 윤영은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순이가 윤동주 시인 증조부의 사촌이라는 걸 알게 되자 뒤늦게 관심을 갖는다.
이처럼 장률 감독은 군산의 정취와 함께 미묘하고 복잡한 남녀의 관계부터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인간의 양면성을 스크린 속에 구현해냈다. 특히 어긋나는 마음과 시간의 리듬으로 삶을 노래한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 박해일 문소리의 능청스로운 연기와 자연스러운 호흡이 몰입도를 높인다. 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1분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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