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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KS 데뷔…구박 받은 김택형 “다음부터는 정말 잘하겠다”
입력 2018-11-05 05:50  | 수정 2018-11-05 11:31
SK 김택형은 4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 5회말 1사 2루서 구원 등판했다. 하지만 볼넷 2개를 허용한 후 강판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휴, 다행이다.”
한국시리즈 첫 판을 승리한 SK 선수단, 모두가 환호하는 가운데 한 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택형(22), 그는 하이파이브 후 가장 많은 구박을 받은 선수였다.
2015년 프로에 입문한 김택형의 한국시리즈 데뷔전이었다. 역할도 막중했다. 2-1의 5회말 1사 2루, 선발투수 박종훈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의 중심타선을 상대해야 했다.
김택형은 김재환, 양의지 등 두 타자를 상대로 공 11개를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3개.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SK는 부랴부랴 산체스를 긴급 투입했다. 터벅터벅, 마운드를 내려가는 김택형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김택형은 너무 어렵게 승부를 벌였던 것 같다. 너무 신중하게 던졌더니 계속(스트라이크존에서)빠졌다”라며 한국시리즈 첫 등판이었는데 허무했다. 상상했던 그림과 너무 달랐다. 이게 아니었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산체스는 초구에 최주환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김택형의 가슴이 철렁거렸다. 2-3으로 뒤집혔다. 그래도 산체스가 오재일과 김재호를 연속 삼진 아웃으로 처리하며 큰 불을 껐다.
김택형은 정말 가슴을 졸이며 산체스의 투구를 지켜봤다. 산체스가 1점차로 막아줬는데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그 덕분에 우리 팀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2-3의 6회초 박정권의 역전 결승 2점 홈런이 터졌을 때, 그는 더없이 기뻐했다. 자신의 볼넷 2개로 두산에게 흐름을 내준 터라, 재역전은 의미가 컸다.
첫 경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SK가 우승하려면 3승이 더 필요하다. 김택형에게도 만회할 기회가 있다.
김택형은 플레이오프에 오늘 경기까지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 오늘로 끝이 아니다. 내일도 경기가 있다. 마음 다잡고 다시 시작하겠다. 다음부터는 정말 잘하겠다. 내가 잘한다면, 그것만으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택형은 이날 경기 후 김태훈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태훈은 7회말 무사 만루 위기를 막으며 수훈선수가 됐지만 2이닝(40구)을 소화했다.
김택형은 자신 때문에 불펜 투수들에게 짐을 준 것 같아 미안했다. 그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김)태훈이형 오늘은 미안해, 형이 날 살려줬어. 그러니까 내일은 내게 맡기고 푹 쉬어.”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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