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개헌 추진 난항 日여당의 해법 "아베 색깔 지워야"
입력 2018-11-04 14:00  | 수정 2018-11-11 14:05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개헌론이 예상만큼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관련 논의에서 아베 총리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권당에서 제기됐습니다.

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은 전날 홋카이도(北海道) 하코다테(函館)에서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에 대해 "아베 정권하에선 논의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시모무라 본부장은 "이에 대해 자민당 전체가 확실히 대응하면서 좋든 나쁘든 '아베 색깔'을 불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수차례에 걸쳐 개헌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생각만큼 호응을 얻지 못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교도통신은 시모무라 본부장의 발언에 대해 "아베 총리의 개헌 의지가 전면에 지나치게 나오지 않도록 대처할 생각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 '평화 헌법'의 핵심 조항으로 불리는 9조의 1항(전쟁·무력행사 영구 포기)과 2항(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을 남겨두고 자위대 근거를 명확히 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개헌안을 제시했습니다.

지난달 개회한 임시국회 연설에서 개헌 논의에 박차를 가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헌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선 자민당의 개헌안을 이번 국회에서 제시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방침에 대해 반대(47%) 의견이 찬성(40%)보다 많았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민당은 최근 전국 289개 지부에 개헌추진본부를 설립하도록 했으며 시모무라 본부장은 요청이 있는 지역을 방문,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로 했습니다.

시모무라 본부장의 발언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아베 색깔을 지우면 누가 책임을 지고 말하느냐"며 "당 총재(아베 총리)가 당원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일본 헌법 공포 72주년을 맞은 지난 3일 도쿄(東京)에 있는 국회 앞에선 아베 총리의 개헌에 반대하는 집회가 1만8천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열렸습니다.

시민단체 '아베 9조 개헌 NO! 전국시민행동' 등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야당 소속 의원, 헌법학자 등도 함께했으며 참가자들은 '개헌 발의 중단하라', '9조를 바꾸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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