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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T, 딜라이브 인수위한 단독실사 마쳐
입력 2018-11-01 17:35 
◆ 레이더M ◆
국내 유료방송 업계 최강자 KT가 케이블TV 기업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단독 실사 작업을 마쳤다.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최종 결정하면 유료방송 업계 지형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당초 딜라이브 인수 추진을 선언한 바 있던 CJ헬로는 실사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나 LG유플러스로 매각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1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딜라이브 인수 관련 실사 작업을 마치고 인수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 단계에 들어갔다. 당초 딜라이브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던 CJ헬로는 실사 작업을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IB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 후보 중 KT만 홀로 남아 지난달 딜라이브 경영진의 프레젠테이션(PT) 등 실사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KT 역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딜라이브 대주주인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향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거래 조건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연내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어느 때보다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딜라이브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는 딜라이브 지분 95.29%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유선방송투자는 당초 MBK파트너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 등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그러나 이들이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끌어다 쓴 인수금융 상환에 사실상 실패하며 채권단이 경영권을 넘겨받아 실질적인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딜라이브 매각가는 유료방송 기업 인수·합병(M&A) 가치 산정 기준 중 보수적 수준인 가입자당 45만원으로 잡았을 때 92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최종 결심하면 이달 초·중순께 이사회를 열어 이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딜라이브는 옛 씨앤엠 시절인 2015년 초부터 4년 가까이 매각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성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다른 딜라이브 인수 후보였던 SK브로드밴드가 일찌감치 인수 의사를 접은 데 이어 CJ헬로까지 딜라이브 인수보다는 LG유플러스로의 매각 협상으로 선회하면서 향후 유료방송 업계 점유율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하는 한편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 인수에 성공한다면 유료방송 업계는 1위 KT 연합군과 2위 LG유플러스 연합군 중심으로 재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유료방송 업계 점유율은 'KT+스카이라이프'(30.54%) SK브로드밴드(13.65%) CJ헬로(13.10%) 순이다. 이 같은 점유율은 유료방송 기업 간 합종연횡 이후 KT 연합군(37.08%), LG유플러스 연합군(23.99%), SK브로드밴드(13.65%) 순서로 재편된다. 상위 3개사 점유율이 기존 57.29%에서 74.72%로 크게 올라간다. 일부에서는 업계 독과점 강화를 걱정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케이블TV, 인터넷TV(IPTV)를 가리지 않고 업계 성장성이 정체됨에 따라 대형화를 통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정 유료방송 기업이 전체 시장점유율을 3분의 1 이상 차지하는 것을 막는 이른바 유료방송 합산 규제 시한이 올해 만료됐다. 유료방송 기업 M&A 전쟁이 치열한 이유다.
업계 재편 이후 관전 포인트는 각각 3위와 4위 사업자로 내려앉을 SK브로드밴드(점유율 13.65%)와 티브로드(10.24%)의 추가 행보다.
티브로드 대주주인 태광산업은 최근 재무적투자자인 IMM PE 보유 지분 20.13%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티브로드 지분율을 99.86%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행사 가격에 대한 이견이 없는 한 해당 거래는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티브로드 측은 "회사를 매각할 의사가 현재로선 전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절대강자인 KT 연합군과 LG유플러스 연합군 출현 이후에는 이 같은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유료방송 업계 주도권 싸움에서 밀린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혹은 다른 중소 케이블TV 기업을 인수해 덩치 불리기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티브로드 지분 대부분을 확보한 태광산업의 행보에 따라 유료방송 업계 판도는 또다시 바뀔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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