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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이종목] 외국인, LG전자 저점매수 나선 까닭
입력 2018-10-29 17:38  | 수정 2018-10-29 20:10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팔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에도 LG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연초 대비 약 50% 하락해 '저가 메리트'가 부각된 데다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 급락세가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LG전자 주식 8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LG전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실적 대비 저평가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1% 오른 7488억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LG전자 실적은 지난 7년간 '상고하저' 패턴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에어컨 등 주력 가전 제품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사업부 안에 에어컨 매출 비중이 크다"며 "마진이 높은 에어컨이라는 아이템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반기 실적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먹거리인 전장(VC)사업본부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VC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1조1760억원, 영업손실 429억원을 기록했다. 비록 적자였지만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4월 인수한 헤드램프 제조사 ZKW의 실적이 이번 3분기부터 본부 연결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41.2% 늘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8배에 불과해 가격 매력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내년 PBR는 0.7배로 예상돼 저평가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PBR가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가진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뜻이다.
이런 영향으로 증권사들도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11개 증권사는 25일 실적 공개 직후 일제히 LG전자에 대한 '매수' 의견을 발표했다. 목표주가는 현재보다 약 50% 상승한 평균 9만6000원을 제시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는 상존하지만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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