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람도 불매한다"…연예인 `일빠` 몰이
입력 2018-10-29 17:00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수요미식회'에서 한 발언으로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 출처 = tvN '수요미식회' 캡처]

이른바 '일빠' 논란이 온라인을 강타하고 있다. 방송에서 일본 여행을 가거나 일본 친화적 발언을 하는 즉시 일빠로 몰리며 이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일본 문화에 열광하는 빠돌이(빠순이)를 뜻하는 '일빠'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쓰이는 속어다. 이들은 맹목적으로 일본을 추종하거나 한국 문화와 비교하며 우위를 논하기도 한다.
일빠는 위안부·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 비판적인 국민 정서와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문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척과 깎아내리기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발언에 대해 친일 논란이 불거졌다. 황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 "불고기, 멸치 육수, 장어 등은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설명하자 누리꾼들이 "검증되지 않은 지식으로 전문가 행세를 한다"며 황씨를 비판하고 나선 것.

관련 기사의 댓글 창에는 "일빠 OUT", "만물일본기원설", "일뽕 전문가" 등 황씨를 비꼬는 댓글이 수차례 달리며 출연 프로그램 하차 요구가 빗발쳤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황씨는 "일본의 정치나 극우주의자들을 두둔한 적은 없다"며 "단지 일본 음식과 한국 음식을 비교해 설명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런 비교가 불편할 수는 있지만 친일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과장이고 왜곡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8월 종영한 한 케이블방송의 한일 합작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48'에서도 '일빠' 대 '국뽕'이 맞붙으며 논란을 빚었다. 일본 연습생들의 우익 논란이 불거지자 "굳이 일본 연습생을 출연시키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입장과 "정치적 이념을 한 개인한테 대입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건.
방영 동안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며 이전 시즌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한글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지난달 개그맨 박나래 씨가 어머니의 일본 여행을 도우는 장면이 방송을 타자 박씨의 SNS 계정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리기도 했다.
평소 박씨가 일본을 자주 방문하는 것과 굳이 한글날을 앞두고 일본을 언급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불만을 표한 것.
누리꾼들은 "한글날 앞두고 굳이 어머니에게 일본어 가르쳐주는 이유가 뭔가요", "일빠인 것 잘 아니까 티 좀 내지 마라", "민심잃기 장인이다", "일본 그만 가라. 요즘 분위기 좀 읽어라"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영화배우 김태리 씨가 좋아하는 영화로 일본 영화 네 편을 연달아 꼽자 이와 관련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김씨의 사진이 게재되자 "일빠는 믿고 거른다", "한순간에 이미지 망쳤다" 등 비난 댓글이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누리꾼들의 몰아가기식 여론 형성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일부 누리꾼은 소위 말하는 '프레임' 씌우기에 연예인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난데없는 사상 검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빠의 기준에 대해 의문을 표하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부정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을 지적한 것. 일본은 무조건 배척하는 태도 역시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관련 댓글 창에는 "일본 여행 가고 일본어 배우는 건 개인의 자유다", "과거 만행들을 용서할 순 없지만 본받을 점도 많은데 무조건 싫다는 의견은 아닌 것 같다", "별게 다 불편하다", "한글 맞춤법이나 지켜라" 등 반대 의견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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