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리랑카 대통령, 총리 전격 해임…총리는 "위헌" 반발
입력 2018-10-27 10:35  | 수정 2018-11-03 11:05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총리를 갑자기 해임하고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전 대통령을 새 총리 자리에 앉혔다고 AFP통신 등이 현지시간으로 26일 보도했습니다.

이에 현 총리는 "위헌"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날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해임하고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현지 일부 TV는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신임 총리 선서식 장면을 내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위크레메싱게 총리 측 통합국민당(UNP) 중심의 통합국민전선(UNFGG)과 시리세나 대통령의 스리랑카자유당(SLFP)이 중심인 '시리세나의 통일국민자유연합(UPFA)'으로 구성된 현재 연립정부 체제에는 심각한 균열이 생기게 됐습니다.

실제로 이날 시리세나 측은 연정에서 탈퇴한다고 마힌다 아마라위라 농업부 장관이 전했습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2015년 3선을 노리던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누르고 5년 임기의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시리세나 대통령과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연정을 통해 정부를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경제 정책과 국정 전반에 관해 심각한 이견을 노출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 주에는 인도에 항구 터미널을 임대한다는 정부 방안을 두고 국무회의에서 정면으로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이날 새 총리 임명 조치가 발표되자 대통령의 총리 해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스리랑카 정국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AFP통신은 스리랑카는 2015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총리 해임권을 없앴기 때문에 이날 조치의 합법성과 관련해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습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헌법 상 내가 총리이며 새 총리의 취임은 불법"이라며 법정에서 이 문제를 다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시리세나 측이 연정에서 빠져도 내 정당이 의회에서 여전히 다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망갈라 사마라위라 재무장관도 "라자팍사를 총리로 임명한 것은 위헌이며 불법이다.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대선 패배 후인 2015년 8월 총선에 출마,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복귀했습니다. 2016년에는 지지세력을 모아 스리랑카 인민전선(SLPP)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지난 2월에는 SLPP가 기초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정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2005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2009년 타밀족 반군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와 25년 내전을 승리로 이끌어 지지자들 사이에서 '왕'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전 승리 과정에서 4만명에 이르는 타밀족을 학살했다는 비판도 받아왔습니다.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나라로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을 맡고, 총리는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는 225석 가운데 UNP와 SLFP 등 기존 연정 참여 정당 의원이 140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음 총선은 2020년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날 연정이 사실상 분열되고 새 총리가 임명됨에 따라 조기 총선 실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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