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부동산펀드 환율에 울고 웃고
입력 2018-10-23 17:27 
글로벌 증시가 동반 부진하면서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자 안정적 임대수익을 내건 부동산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선진국 오피스에서 임대수익을 받는 글로벌 부동산펀드는 최근 원화값 하락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투자수익률이 더욱 높아졌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71조2670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조2909억원 증가했다. 국내는 32조1778억원, 해외는 37조892억원으로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이 더 높았다. 미국 애틀랜타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11호펀드는 1년 수익률이 19.65%, 한국투자도쿄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펀드는 1년 수익률이 6.91% 나왔다. 지난달 나온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펀드도 1개월 수익률이 0.33%를 기록했다.
매달 임대수익을 받는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부동산펀드는 환율과 환매 기간에 따라 리스크가 있어 투자수익률이 기대보다 못할 위험이 있다. 펀드 가입 당시에는 해당 국가 통화로 표시된 임대수익률이 확정적이지만, 환율이 하락할 경우 원화로 환산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11호펀드는 2017년 7월 출범했는데, 환율이 달러당 1100원 아래 수준에 머물자 지난 6월까지 계속 마이너스 수익률(설정 이후 기준)이었다. 최근엔 달러가치가 급등하면서 설정 이후 수익률이 20%로 껑충 뛰었다. 환율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 때문에 올해 3월 나온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 펀드는 100% 환헤지 상품으로 나오기도 했다.
가입과 환매가 자유롭지 않아 돈이 장기간 묶이는 것도 문제다. 부동산펀드는 폐쇄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주로 5~10일간의 모집기간에만 가입이 가능하다. 그 후에는 보통 3~5년간 환매가 제한되고 거래도 어렵다. 사실상 부동산을 매각하기까지 현금화가 안 되는 것이다. 공실에 대한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임대차 기간이 펀드 설정 기간보다 짧은 경우 도중에 임대차 계약이 만료돼 공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계약 기간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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