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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열전] ③엔터주 삼국지 `SM·YG·JYP`는 옛말?…`SM` vs `JYP` 2파전
입력 2018-10-22 15:50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엔터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 연예기획사는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전망된다.
국내 연예 기획사는 총 2513개(한국콘텐츠진흥원 추산, 2018년 10월 15일 기준)다. 이 가운데 에스엠(SM), JYP(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가 3대 대표기획사로 손꼽힌다. SM은 지난 2012년 시총 1조원을 달성하며 전통적인 엔터 대장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JYP가 엔터계 맹주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JYP는 지난 8월 시총 1조108억원을 달성해 첫 시총 1조원에 진입한 데 이어, 같은달 29일 처음으로 SM의 시가총액을 제쳤다.
YG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빅뱅의 군입대와 적자를 기록해온 방송제작분야가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YG의 실적 부진으로 엔터주 3강이 경쟁을 펼치던 '삼국시대'에서 SM과 JYP의 2파전 양상으로 변화할 조짐이 보인다. 다만 위너, 블랙핑크 등 소속 가수들의 수익성이 커지고 있고, 신규 예능프로그램인 YG전자를 내놓는 등 신규 사업 진출로 연예계 대표기획사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 뛰는 SM위에 나는 JYP…'1등 엔터주'로 우뚝
SM은 전통적인 엔터 대장주로 불렸다. 지난 1995년 설립돼 설립연도 면에서 JYP(1996년 4월), YG(1998년 2월)보다 먼저 탄생한 '형님'이다. 시총 1조원 달성도 가장 빨랐다. 지난 2012년 7월 시총 1조438억원을 달성하며 상장 후 첫 시총 1조원을 돌파했다.

경쟁사 대비 다수의 아티스트와 음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SM의 장점이다. SM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3.8% 증가한 1244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626.2% 뛴 1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SM은 최근 엑소,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등 주요 아티스트가 공백기를 가지면서 실적 부진을 겪기도 했다.
SM이 주춤한 사이 JYP는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SM이 엔터주 전통 강자라면 JYP는 신흥 강자다. 최근 SM을 제치고 '1등 엔터주'로 우뚝섰다. 현재 JYP의 시가총액은 1조3507억원으로 SM(1조2077억원)과 시총 차이를 벌리고 있다. 코스닥 종목 중 시총 순위 21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JYP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16억원,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9%, 31.9% 증가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JYP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36% 증가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4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M은 올해 4분기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샤이니, EXO 등 방대한 팬덤을 거느린 아티스트들이 출격하며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올 2분기 샤이니가 컴백한 후 3분기에는 레드벨벳, 슈퍼주니어, NCT Dream(엔시티 드림)가 미니앨범을 발매했고 소녀시내의 싱글 앨범이 출시됐다. 4분기에는 EXO(엑소), NCT127, 태연, 레드벨벳이 활동을 계속하며 실적 견인의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멤버로만 구성된 'NCT China(엔시티차이나)'도 다음달 데뷔를 앞두고 있어 중국 시장 진출도 재개된다. 현재 SM의 시총은 1조2077억원으로 코스닥 종목 중 25위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M은 신인 그룹의 데뷔는 경쟁사 대비 적지만, 상대적으로 아티스트들이 팬덤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주요 아티스트의 컴백이 4분기 본격화되면서 음반과 음원의 판매가 확대되고, 일본 등 글로벌 콘서트 개최가 이뤄져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고전 중인 'YG', 3대 대표 엔터사 아성 지킬까
YG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2분기에는 매출액 627억원, 영업이익 1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2%, 67.6% 감소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YG의 올 3분기 매출액은 619억원,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69% 감소하나 영업이익은 4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한다고 해도 SM과 JYP의 성장세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시총 규모 면에서도 두 회사에 밀린다. YG의 시가총액은 현재 7593억원으로, 시총 1조원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코스닥 종목 중 45위로 JYP(21위)·SM(25위)과 비교하면 후순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올해 실적을 저점으로 향후 YG의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블랙핑크가 컴백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YG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블랙핑크의 유튜브 지표는 방탄소년단 다음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블랙핑크의 현 유튜브 구독자 수는 1284만여명인데, 이 중 최근 1년간 증가 분이 약 800만명에 달한다. 이와 함께 '앨범 언박싱'도 케이팝의 주요 컨텐츠가 되면서 블랙핑크의 첫 앨범이 21만장이나 판매됐다. 이 같은 추세면 내년 YG의 음반 판매량은 처음으로 100만장을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랙핑크는 이달 두아 리파와의 콜라보 음원이 발표되며, 다음달 콘서트 이전 또 한번의 컴백이 예상된다"며 "데뷔 3년차에 접어들자마자 가파른 수익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 이미 확정된 콘서트 규모만 약 14만명으로 내년 더 빠른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YG는 우리나라에서 음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로도 알려져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음원 매출 551억원으로 그 중 해외 음원은 약 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유튜브 단일 플랫폼 매출은 65억원 정도다. 음원 매출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에스엠이 지난해 기준 음원으로만 388억원을 벌어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YG 실적은 눈부시다. 에스엠은 음원 매출 388억원 중 해외 순수 음원은 141억원이며, 유튜브 단일 플랫폼에서 50억원을 창출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일 유튜브 실적에 놀라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회사별 해외 음원 매출 중 유튜브를 제외한 매출"이라며 "에스엠은 91억원, 와이지는 135억원인데, 이는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아이튠즈, 중국의 QQ뮤직 등 타 글로벌 플랫폼의 합산 실적으로 결코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YG는 적자를 기록해온 방송제작분야의 손실 축소도 예상된다. 한 연구원은 "신규 예능프로그램인 YG전자가 지난 5일 넷플릭스 향으로 단독 공개되며, 사업 역량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자회사 YG PLUS도 화장품 사업 부문의 내실화를 다지고 신규 사업인 음원유통사업 본격화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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