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공기업 비리 '천태만상'
입력 2018-10-20 19:30  | 수정 2018-10-20 20:12
【 앵커멘트 】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난리인지, 다른 공공기관은 어떤지 이수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이번 채용 비리 의혹의 핵심이 뭡니까?

【 기자 】
간단히 말씀드리면, 서울교통공사 내에서 이른바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방식의 채용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3월 무기계약직 직원 1,2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 앵커멘트 】
무기 계약직이라는 게 정규직이랑 무엇이 틀린가요?

【 기자 】
기간을 정하지 않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을 말하는데, 고용 기간으로만 보면 정규직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임금이 정규직의 50% 정도 밖에 안된다고 보심 됩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 기자 】
네, 그런데 이 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직원 중 108명이 공사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겁니다.
정규직 전환 직원이 모두 1,285명이고 이중 108명이니까, 100명 중 8명꼴로 공사 직원들의 가족이 뽑혔다는 얘기가 됩니다.

직원 자녀가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형제·남매와, 삼촌, 배우자 순이었습니다.


【 앵커멘트 】
친인척이 많이 뽑혔다는 자체도 문제지만, 이들이 서울교통공사에 계약직으로 대거 입사한 시기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서울시가 공식적으로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게 지난해 7월 17일입니다.
그런데 교통공사 직원 친인척 108명 중 65명이 입사한 시기가 그보다 훨씬 전인 2016년 7월 15일에서 2017년 3월 17일 사이입니다.
이미 서울시가 방침을 정하기 한참 전에 입사한 것인데요.
야당이 주장하는 것은 정규직 전환 방침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 이미 내부 정보로 교통공사 직원들은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고, 자신의 친인척들이 계약직으로 입사하도록 독려했다는 겁니다.


【 앵커멘트 】
서울시가 산하기관의 감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박원순 시장에 대한 책임론도 부각되는 것 같네요.

【 기자 】
네, 야당은 박원순 시장과 민노총 사이 오래전부터 모종의 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서울교통공사 직원 85% 이상이 민노총 소속임을 강조합니다.
민노총을 통해 전환직 소식이 샜다는 겁니다.
또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 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운 민주노총 해직자들이 서울교통공사에 대거 재입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두 박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중요 보직을 맡았는데, 당선되고 난 뒤인 2012년부터 30명 정도가 다시 공사로 복귀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서울교통공사를 자기 사람 공 치하에 이용했고 채용 비리도 눈감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 앵커멘트 】
더 기가 막힌 건, 이번 채용 비리가 서울교통공사만의 일은 아니라면서요?

【 기자 】
네, 인천공항공사에서도 협력사 간부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노리고 친인척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국정감사 내용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완수 / 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1,000명 채용 과정에서 채용 비리 관련 제보가 95건이 접수됐습니다. 이 중에서 15건 이상이 채용 비리로 확인됐습니다. 가족을 채용한다든지, 관리자 지인을 채용한다든지…."

한국국토정보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인데요. 비정규직 22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 그중 19명이 기존 공사 직원의 배우자나 아들·형제 등 친인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사실 공기업 비리야 오래전부터 계속 제기돼온 것 아닌가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가장 대표적인 권력형 채용비리로 꼽힙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당시, 두 차례에 걸쳐 518명이 채용됐는데 이 중 493명, 무려 95%가 내외부 지시와 청탁으로 부정합격한 의혹이 있는 것으로 자체 감사에서 드러났죠.
결국 지난해 채용 비리로 홍역을 치른 뒤, 부정 합격한 직원 200여 명을 퇴사시킨 상태입니다.
한국마사회도 올해 2월에 역시 채용비리 논란이 있었습니다.
전직 간부 2명이 공개채용을 해야 함에도 서류나 면접 심사를 거치지 않고 지인 2명을 채용토록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채용뿐 아니라 허술한 보수 체계도 문제가 됐는데요.
공공기관 직원은 퇴직 시 마지막 일하는 달에 이틀만 일해도 한 달치 월급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서울시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강원랜드와 마사회 같은 경우는 이미 비리가 다 확인된 것이죠.
공공기관에서 채용 세습에 이렇게 각종 비리가 계속 드러나서야 누가 세금을 내고 싶겠습니까.
이제부터라도 똑바로 운영해야겠습니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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