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3주새 120조 증발…반등했지만 `첩첩산중`
입력 2018-10-19 17:38  | 수정 2018-10-19 20:00
미국발 악재와 중국 경기 불안에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하루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이달 120조원 증발한 가운데 향후 코스피 향방은 중국 정부 정책과 환율(원·달러, 위안·달러) 등 외부 변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95포인트(0.37%) 오른 2156.26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117.62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3월 13일(2,100.9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전날 미국 증시가 1% 넘게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이다.
그러나 중국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 등이 퍼지면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 넘게 올랐고 코스피도 함께 반등했다. 다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 갈등 이슈가 그대로 남아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중 관세 영향이 4분기부터 반영되며 중국 경제를 둘러싼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이 예상보다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거나 기업실적이 생각보다 좋게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 국내 주식시장 반등은 쉽지 않다"고 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중국 및 코스피 주가가 싸다는 것은 모두 느끼고 있지만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없다"며 "11월 중국이 공산당 당대회를 계기로 실효성 있는 경기부양책이나 위안화 안정 방안을 내놓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달 코스피 시가총액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 경기 불안 등을 선반영하며 120조원 넘게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1일 1565조원에서 19일 1444조원으로 감소했다. 3주 만에 121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달러당 7위안에 근접한 위안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달러당 7위안이라는 것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달러당 7위안에 도달할 경우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가 실현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재무부가 위안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미·중 무역분쟁이 나아가 환율분쟁으로 격화될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의지가 미약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 위안화를 지난 1월 이후 최대폭 수준으로 절하고시했다.
여기에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조2000억원을 넘어섰지만 기관 수급이 부진한 상황이라 국내 증시 수급을 채워줄 투자 주체가 없다는 우려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2분기 기업이익이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슬기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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