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2년생 동갑내기 부부 "SNS하면서 건강·행복 둘다 잡았죠"
입력 2018-10-17 13:45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헬프에이지가 주최한 2018 헬시 에이징 토크 행사에서 패널들이 건강한 노후비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SNS크리에이터 이찬재 안경자 씨 부부, 조비룡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 교수, 이익선 한국헬프에이지 홍보대사. [사진제공 = 한국화이자제...

"저희는 42년생 동갑내기입니다. 부부교사로 일하다 30년 전에 브라질로 이민을 갔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40년을 살았으니, 새로운 세상에서 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떠나게 되었지요. 장사를 하면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고, 나이 들어서는 손주들 보는 재미로 지냈는데 딸과 손주들이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인생이 무료해졌습니다. 안타까워하던 아들의 권유로 매일 한 장씩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그림을 SNS에 올리면서 삶이 달라졌습니다."
이찬재 씨(76)와 안경자 씨(76)는 '나의 손자들을 위한 그림'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자다. 손자의 발, 쿨한 공룡, 얼룩말과 팬더, 원숭이 같은 동물, 강강술래 같은 한국의 전통과 명소 등 매일 하나의 그림이 올라온다. 남편 이 씨가 그림을 그리고, 부인 안 씨는 페이스북 메신저로 스토리를 쓴다. '하루 한 장' 아버지의 그림 그리기 프로젝트 덕분에 온 가족이 대화의 꽃을 피우게 됐고 36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팔로어도 생겼다. 아들이 영어로, 딸이 브라질어로 번역한 내용을 함께 올려준 덕분이었다.
두 사람은 16일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헬프에이지가 공동주최한 '2018 헬시 에이징 토크'의 연사로 나서 건강하게 나이드는 비결을 들려줬다. 부부는 '건강하게 나이들기'의 비법으로 나와 배우자의 건강, 적당한 노후를 즐길수 있는 돈,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와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는 취미를 꼽았다. 안 씨는 "이 조건들의 공통분모를 따져보니 '외로움'과 관련이 있더라"며 "우리는 취미로 외로움을 극복했기 때문에 헬시에이징의 조건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꼽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매일 주어지는 나의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족·사람들과 소통하게 됐다"며 "어떤 소재로 그림을 그릴지 함께 고민하면서 대화와 토론, 갈등 해결 등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주더라"고 말했다.
부부 역시 다른 노년층처럼 신체적 쇠약과 정신적 우울감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전세계 친구들과 소통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두 사람은 무엇보다 '열린 마음'을 강조했다.
16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2018 헬시 에이징 토크에서 행사를 주최한 오동욱 한국화이자제약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조현세 한국헬프에이지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화이자제약]
"아이들은 우리를 이해 못해요. 우리가 먼저 아이들의 관심사에 다가가야 해요. 우리 손주들이 BTS 같은 K팝을 보고 춤을 추는데, 저희는 못춰도 같이 따라서 춰요. 같이 애들 좋아하는 음식을 사먹기도 하고, 옷을 골라달라고 하기도 해요. 외롭지 않는 여생을 보내는 가장 큰 비법은 '손자를 내 친구로 만드는 것' 같아요."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부부의 강연에 이어 헬시에이징 OX퀴즈와 조비룡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 교수 등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조언이 이어졌다. 조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입맛이 둔감해져 점점 더 달고 짜게 드시게 되는데, 8~12주 정도 설탕을 적게 사용하면 우리 입맛이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며 "다만 평소 몸무게보다 3% 이상 빠지거나 입맛이 오래 돌아오지 않는다면 달고 짜게라도 챙겨드시라"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운동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나이들수록 운동은 천천히 느긋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다치지 않는 게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노인층의 경우 '열심히 운동해야지' 마음먹은지 1주일 이내에 50%가 사고가 난다는 조사결과가 있거든요. 힘들지 않게 천천히 하시다가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좋습니다."
노년의 정신건강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나 교수는 "노년의 우울증은 치매같은 증상이나 몸이 여기저기 아픈 형태로 오는 경우가 많다.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고 '우울하다'는 자각도 없는데 이유없이 자꾸 아픈 것"이라며 "2주 이상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우울증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헬시에이징 트렌드는 사회적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사회적 역할이 강화되면 신체·정신적 부족함이 있어도 이를 극복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건강해지려고 집착하기보다 나이들수록 기력이 약해지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순간순간을 기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나에게 필요한 운동, 적합한 음식이 따로 있는 것처럼 노화의 과정도 개인 맞춤형으로 가고 있으므로, 남들을 따라할 필요없이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사를 개최한 오동욱 한국화이자제약 대표는 "우리는 한국에서 6년째 헬시에이징 이니셔티브를 실천해왔고, 2016년부터는 헬프에이지와 협력해 매월 어르신 건강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며 "오늘 헬시 에이징 토크에서는 '건강하게 나이들기'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고민하고자 한다. 실버세대는 물론 모든 세대가 함께 헬시 에이징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현세 한국헬프에이지 회장은 "우리 모두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하는데, 오늘 연사분들에게서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헬시에이징의 필요성을 알리고 더 행복한 노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황성혜 한국화이자제약 대외협력부 전무는 "매년 헬시 에이징 토크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헬시 에이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중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천 방안을 나눌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한국화이자제약은 바이오제약업계 리더로서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혁신적 치료제 제공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헬시 에이징' 캠페인은 전 세계적인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활성화하여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으로, 한국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활발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016년부터 한국헬프에이지와의 공동 캠페인을 통해 '헬시 에이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보다 건강한 사회 및 정책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건강하게 나이 들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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