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극장가, 관객수 늘었지만 실속 없었다 ‘추석대전 여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추석연휴가 낀 지난 9월 극장가의 관객수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지만 실속은 없었다. 추석대전에 참여한 대작들이 모두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하며 사실상 승자 없는 전쟁을 치뤘기 때문이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9월 한국영화산업결산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있었던 9월 관객수가 전년 대비 32.2%(409만 명) 증가한 1681만 명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41.8%(425억 원)이 늘어 14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6.5%(578만 명) 증가한 1176만 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3.6%(536억 원) 늘어난 1008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물괴', '안시성', '명당', '협상' 등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이른바 추석 빅4가 한정된 관객 수를 나눠가지다 보니 실속 면에선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영진위 측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4편 모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하며 제로섬 게임으로 치달았던 한계도 명확했다"고 평했다.

반면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0%(168만 명) 감소한 505만 명,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3%(110억 원) 줄어든 432억 원을 기록했다. '킬러의 보디가드'와 '킹스맨: 골든 서클' 등이 개봉했지만 관객층이 한국영화로 몰리면서 외국영화 9월 관객 수는 감소했다.
추석 연휴만을 따지면 올해 추석 연휴 3일 동안의 전체 관객 수는 전년 추석 연휴 대비 3.3%(13만 명) 증가한 409만 명으로 한국영화의 올해 추석 연휴 관객 점유율은 86.9%에 달했다. 2008년 이후 추석 연휴 3일간의 관객 수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
'안시성'은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후 여세를 몰아 9월 453만 명을 동원하며 9월 전체 흥행 순위 1위까지 차지했지만 손익분기점(580만)은 넘지 못했다.
2위는 271만 명을 기록한 '서치'다. 영진위는 "SNS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형식과 서사를 보여준 저예산 스릴러영화 '서치'의 국내 흥행은 관습화 된 한국영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풀이되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사극영화 '명당'은 197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고, 범죄영화 '협상'은 174만 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로맨틱코미디영화 '너의 결혼식'은 131만 명으로 5위에 자리했다. 오랜 만에 만난 사극크리쳐액션영화 '물괴'는 7위에 머물렀다.
한편 다큐멘터리'타샤 튜더'가 관객 수 2만 3000명으로 9월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2만 2000명을 모은 멜로드라마 '체실 비치에서'는 2위에, 공포영화 '더 게스트'는 1만 2000명으로 3위에 각각 랭킹됐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