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셀트리온 항암제 `트룩시마` 미국시장 뚫는다
입력 2018-10-11 14:11 
자문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셀트리온과 FDA의 의견 발표 및 대중의견을 청취 후 논의를 거쳐 승인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으며, 16명의 자문위원단 전원이 찬성 의견을 제출했다. [사진제공 =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트룩시마'가 사실상 미국 시장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6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허가에 이은 두번째 쾌거다. 트룩시마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FDA 화이트오크 캠퍼스에서 개최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항암제 자문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통상적으로 자문위 의견을 받으면 2~3개월 안에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르면 연내 허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의약품은 로슈가 판매하는 '맙테라·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이다. 예정대로 FDA 승인을 받게 될 경우, 트룩시마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번째 '퍼스트무버(First Mover)'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가 되며 확고한 시장 선점 효과를 얻게 된다. 셀트리온은 이미 지난 2016년 4월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 허가를 받아 '인플렉트라(INFLECTRA)'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시장 선점과 브랜드 가치 향상 효과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FDA가 심사 중인 의약품의 품질·안전성·경제성 등에 대한 종합 의견을 제공하는 독립된 자문 기구다. 자문위원회의 결정은 FDA의 의약품 승인 결정에 중요한 참고의견으로 활용되며, 허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문위원회는 만장일치 표결 후 "트룩시마와 오리지널의약품은 신뢰할 수 있는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물학적 동등성과 안전성 면에서 고도로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는 종합 의견을 발표했다. 알렉스 쿠드린 셀트리온 임상 자문위원은 "트룩시마는 대규모 글로벌 임상 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많은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며 "이번 자문위 결정을 통해 미국 혈액암 환자들에게도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치료 기회가 제공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리툭시맙 시장은 글로벌 매출의 56%를 차지하며 약 5조원에 달한다. 미국 정부가 바이오시밀러 확대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점도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승인과정을 효율화하고, 바이오시밀러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환자 의사 보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장려하며, 공정한 시장경쟁 장려 등을 주요 골자로 한 바이오시밀러 육성정책을 내놓았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트룩시마 승인에 대한 자문위원회의 긍정적 의견을 환영하며, 트룩시마가 FDA 자문위의 승인 권고를 받은 미국 최초의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셀트리온은 앞으로도 인류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약품 개발과 보급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높은 의약품 가격으로 인해 치료 기회를 갖지 못했던 미국의 환자들에게 오리지널의약품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가진 바이오시밀러 치료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램시마는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트룩시마의 북미 시장 유통은 다국적제약사 테바(TEVA)가 맡는다. 테바 북미사업 부문장 브랜던 오그래이디 부사장은 "테바는 독특한 의약품 포트폴리오와 시장경험을 바탕으로 트룩시마를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상업화시킬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오늘 자문위 결정은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보건의료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잠재적 가치를 확인시키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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