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외직구 유아용 체온계 13개 중 12개가 위조
입력 2018-10-11 13:45 

유아를 둔 가정에서 필수품으로 꼽히는 귀 적외선 체온계 가운데 해외직구로 들여온 제품 대다수가 위조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아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체온계를 인터넷 쇼핑몰이나 구매대행 사이트 등에서 해외직구로 판매하는 업체 1116곳을 적발해 사이트 차단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해외직구 체온계 가운데 국내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고 가격이 국내 판매 가격보다 싼 귀 적외선 체온계(브라운 체온계·모델명 IRT-6520) 13개를 직접 구매한 뒤 정품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12개가 위조 제품으로 확인됐다.
귀 적외선 체온계는 귀에 프로브(탐침)를 접촉해 프로브 속 센서가 귀에서 나오는 적외선 파장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체온을 측정하는 의료기기다. 이 가운데 브라운 체온계는 지난해 귀 적외선 체온계 전체 수입실적의 65%를 차지하는 대표 제품이다. 국내 정가는 7만~8만원이지만 해외직구로 들여오는 제품의 가격은 4만~6만원으로 훨씬 더 저렴하다.

식약처는 해외직구 제품의 생산·통관 이력과 체온 정확도 측정 시험 등을 통해 위조 여부를 확인했다. 특히 체온 정확도 측정 시험에서는 위조품 12개 중 7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들 제품은 외관상으로는 정식 제품과 차이가 거의 없었다.
소아청소년의사회 소속 신충호 서울대병원 교수는 "영유아나 어린이의 체온은 질병 유무를 판단하는 중요 지표로서 질병을 조기에 감지하고 적절히 치료하기 위해 정확한 체온 측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부정확한 체온계를 사용하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커 허가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의료기기는 제품 외장이나 포장에 한글 표시사항이 적혀 있으며 의료기기 제품정보망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업체명과 품목명, 모델명 등을 입력·검색하면 허가된 제품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국내에 공식적으로 수입되지 않은 귀 적외선 체온계 등 의료기기가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도록 네이버, 옥션, 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등 온라인 쇼핑몰 업체에 제품 모니터링 강화 등의 협조를 요청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온라인 상시 모니터링 강화, 해외직구 피해 사례 홍보, 관세청 등 관련 기관과 협업 등으로 의료기기 안전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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