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배구조 불확실성 해소…롯데지주 최대 수혜
입력 2018-10-11 04:01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돼 상장사인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롯데케미칼 주가가 올해 들어 크게 하락하면서 롯데지주 입장에선 싼값에 지분을 매입하게 됐고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롯데케미칼의 이익을 연결 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돼 이번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일부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일부를 포함해 총 796만5201주(지분율 23.24%)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그룹의 지주 체제를 더욱 안정화할 수 있게 됐다. 롯데지주는 이번 계열사 편입으로 유통·식음료 업종에 편중돼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실적도 안정감을 찾게 됐다.
이날 롯데물산은 보유한 롯데케미칼 주식(1071만8818주) 중 일부인 보통주 386만3734주(지분율 11.27%)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 주식 685만5084주(지분율 20%)를 보유하게 됐다. 롯데물산의 롯데자산개발 지분 취득은 롯데지주의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되는 롯데케미칼(지분율 20.53%)과 롯데건설(지분율 11.81%)의 자산개발 지분 정리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롯데자산개발의 사업 연관성을 고려해 진행됐다. 롯데물산은 지분 취득 진행 후 롯데자산개발 주식 1303만3478주(지분율 32.34%)를 보유하게 된다. 매각에 따른 1조원가량 투자 수익은 롯데월드타워 건설 차입금의 단계적 상환을 위해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2015년 8월 신동빈 회장이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공표했다. 이후 복잡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줄여 나갔다. 지난해 10월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를 설립한 데 이어 올 4월엔 추가 분할합병 작업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고 지주 체제를 강화했다. 7월에는 자회사인 롯데정보통신도 상장했다. 이번에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까지 품에 안으며 예고됐던 지배구조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기존에 편입한 계열사는 유통(20개) 식품(12개) 위주로 현재 51개인데 화학 계열사 11개가 더해져 총 62개로 늘어난다.
화학업체인 롯데케미칼은 올해 영업이익이 2조5674억원으로 예상돼 이 그룹 상장사 중에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가는 올 들어 고점 대비 45%나 하락했다. 올 들어 화학 업종 시황이 악화되면서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가 하락은 오히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수월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주가가 연중 최고점 대비 크게 하락해 롯데지주 입장에선 지분 매입이 유리한 환경이었다"며 "롯데지주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롯데케미칼의 배당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작년까지 화학 업종 호황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투자와 함께 배당도 확대해왔다. 2015년 2500원이었던 주당 배당금은 작년 1만500원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현금배당 비중인 배당성향도 2015년 8.5%에서 작년 16%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앞서 이 같은 배당 확대와 실적 감소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증권가에선 신 회장이 복귀하면 롯데지주의 롯데케미칼 편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 터다. 이 같은 기대감에 롯데지주 주가는 최근 한 달 12.7% 반등했다.
이와 함께 롯데지주는 지주사 이름에 걸맞은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분할합병 과정을 통해 약 4576만주(지분율 39.3%)의 자기주식을 보유하게 됐고, 10일 소각이 결정된 자기주식은 이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소각 물량은 적격분할 요건이 충족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또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시장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두 번에 걸친 대규모 사업 결합으로 발생한 약 7조4000억원의 자본잉여금 중 4조5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상법상 자본잉여금은 배당재원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결손금 보전이나 자본 전입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대규모 자기주식 소각으로 주당 순자산가치가 개선될 뿐 아니라 배당 가능한 재원도 확보하게 돼 주주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한나 기자 /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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