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18 세계지식포럼] "한반도 비핵화 달성 눈앞…지속가능한 방안 마련해야"
입력 2018-10-10 14:53  | 수정 2018-10-10 15:06
왼쪽부터 테리 마틴 도이체벨레 선임앵커, 틸먼 러프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공동대표, 가와사키 아키라 ICAN 국제운영위원. [사진 = 김경택 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한반도의 비핵화 달성을 위해 지속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10일 서울 신라호텔 및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지식포럼 '핵없는 세상 :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해법'에서는 과거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의 존속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대상으로 핵무기를 꼽은 바 있다. 핵무기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에 위협을 가하는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이후 UN은 지난해 7월 7일 가입국들을 대상으로 핵무기금지조약을 이끌어냈다. UN 핵무기금지조약은 현존하는 유일한 반핵 지침으로 모든 가입 국가에게 법적 의무가 있음을 선언했다. 이 조약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 평화의 도화선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국가가 가입해야만 한다.
이 조약의 체결을 성공적으로 이끈 ICAN(핵무기폐지국제운동)은 세계 안보에 기여한 바를 인정 받아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세션에는 지난 198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의 틸먼 러프 공동대표와 가와사키 아키라 ICAN 국제운영위원이 연사로 나섰다. 좌장은 테리 마틴 도이체벨레 선임앵커가 맡았다.

러프 공동대표는 "핵 과학자들은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하는데 이는 인류가 파멸할 수 있는 시기와 얼마나 가까운가를 나타내는 개념"이라면서 "24시에 도달하면 인류가 종말하는 시나리오인데, 현재 시간은 23시58분으로, 종말로부터 단 2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국들은 현재 보유한 핵을 지키고 이를 더 강력한 무기로 개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러프 공동대표는 진단했다.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역사상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인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또 다른 세계전쟁을 맞을 위기에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핵무기의 위험은 기후변화와 식량 안보 문제를 통해 전세계에 드러나고 있다.
러프 공동대표는 "많은 기후 과학자들이 핵무기 사용 등 핵전쟁 이후의 기후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왔고, 결국 핵무기는 '자살폭탄'과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 핵보유국중에서 군축을 하고 있는 국가는 거의 없으며 오히려 핵 무기고를 늘리는 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들어 폭력적인 국제분쟁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핵보유국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핵무기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상은 더욱 더 위험한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러프 공동대표의 의견이다.
아키라 위원은 "수년동안 핵무기 금지와 관련한 다양한 국제적 활동이 있었고 국제 반핵 운동인 '인도주의 이니셔티브(Humanitarian Initiative)' 등의 활동을 통해 조약을 채택할 수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일본 등은 미국의 핵 우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아쉬워했다. 핵 보유국들은 당연하겠지만 한국과 같은 국가도 국제 여건 상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겠다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고 미북정상회담도 성공적으로 열렸다"면서 "비핵화를 비롯해 한반도에서의 평화 달성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이것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하고 탄탄하게 할것인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아키라 위원은 "지난 미북정상회담 당시 ICAN은 싱가폴에 방문해 핵무기 금지조약에 북한과 한국을 비롯해 미국이 참여할수 있도록 독려했고, 향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비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해당 조약에 참여해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이루고 법적인 구속력도 확보할 수 있는 노력들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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