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강진참사 술라웨시 마을 '집단무덤' 지정?…인니 "고려 중"
입력 2018-10-07 11:29  | 수정 2018-10-14 12:05

규모 7.5의 강진에 이은 지반 액상화 현상으로 땅에 삼켜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마을들을 '집단무덤'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오늘(7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중앙 술라웨시 주 팔루 시 외곽의 발라로아와 페토보 등 2개 지역을 집단무덤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숙고 중이라고 어제 밝혔습니다.

이 지역에선 지진의 영향으로 지하수가 올라와 지표면 주변이 물러지는 지반 액상화 현상이 발생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페토보 마을은 거의 통째로 진흙에 파묻혔고, 발라로아도 상당 구역이 파손됐습니다.


앞서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은 발라로아에서만 1천 채 이상의 주택이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1천 명 이상이 땅에 묻혔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위란토 장관은 물러진 지반 때문에 중장비를 동원할 수 없어 구조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수색을 중단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 및 실종자 유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오후 6시쯤 술라웨시 섬 동갈라 리젠시(군·郡)에선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어제(6일) 낮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천649명입니다. 실종자는 265명, 중상자는 2천549명이고, 이재민 규모는 6만2천359명으로 파악됐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진앙에서 약 80㎞ 떨어진 팔루와 주변 지역에서 확인됐습니다.

지진으로부터 20분 뒤 높이 5∼7m의 쓰나미가 닥쳐 해안이 초토화된 데다 지형 조건상 액상화에 취약해 내륙에서도 심각한 피해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현지의 한 교민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평소엔 건물 물탱크를 채우려면 펌프를 켜야 했는데 지금은 지하수가 저절로 옥상까지 솟구치고 있다"면서 "지진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진앙 주변 마을들은 사망자가 수십 명 내외로 비교적 피해가 덜했습니다.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보다 세 시간 앞서 같은 지점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주민 대부분이 일찌감치 고지대 등으로 대피했기 때문입니다.

정글과 강에 인접해 지하수가 풍부한 팔루와 달리 이 지역에서는 지반 액상화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세계 각국이 제공한 구호물품과 인력도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대만 의료진이 진료를 개시하고 프랑스 구조팀이 무너진 건물에서 생존자 구조작업에 착수하는 등 일부 비정부 단체들은 이미 구호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식수와 식료품 등 구호물자 전달은 팔루의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의 규모가 작은 데다 지진으로 활주로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손상이 심한 탓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육로를 통해 식수 확보를 위한 정수용 필터 등을 최대 피해 지역인 팔루로 보냈다고 밝혔고, 스위스 구호대도 차량을 이용해 접근을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유엔(UN)은 재난 피해자를 돕기 위해 긴급 구호자금으로 5천50만 달러(약 570억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주민의 수가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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