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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알쏭달쏭] 늙어버린 1기 신도시…가격 거품론 솔솔
입력 2018-10-06 09:40 
경기도 및 수도권 1기(분당·평촌) 신도시 아파트 가격 변동 추이[자료: KB국민은행]

분당이나 평촌 등 1기 신도시 거주민들의 외지 이주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 30년이 경과하면서 설비가 노후된 아파트가 즐비하지만, 아파트 가격은 되레 폭등하고 있기 때문인데 굳이 낡은 아파트에 비싼 주거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거주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대표적인 1기 신도시로는 분당이 있다. 분당신도시 내 아파트 상당수는 수돗물에 녹물이 섞여 나오거나 주차난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인접 지역인 경기도 광주시나 하남시로 이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말 기준 분당신도시와 인근의 경기도 하남시와 광주시 인구수는 1년 새 각각 10.1%, 5.6%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분당신도시와 판교신도시가 위치한 성남시 분당구 인구는 7.2% 줄었다. 같은 1기 신도시인 평촌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도 3.6% 감소했다. 1기 신도시에 제기되는 가격 거품론도 이같은 현상에 기인한다.
하지만 열악한 주거환경에도 아파트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일부 단지들의 리모델링 추진 및 재건축 연한 도래에 따른 기대심리가 시세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분당신도시(성남시 정자동) 아파트가격은 1년 새(2017년 2분기→2018년 2분기, KB국민은행 참조) 약 23%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 평촌신도시(안양시 평촌동) 아파트가격도 16%나 뛰었다. 이들 1기 신도시 상승률은 경기도 평균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6%에 그쳤다.
일부 주택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1기 신도시 내 주민 이탈이 계속될 경우 '속 빈 강정'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부활로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진 데다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낮아 원활한 사업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우려에 힘을 싣고 있다.
분당구 정자도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재건축을 노린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었졌다"면서도 "올해부터 시행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고 주택가격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에 대한 매력을 잃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호가위주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뜸하다"고 토로했다.
주택시장이 불황기에 접어든 때에는 실수요가 많은 지역의 주택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투자수요의 비율이 높은 곳은 주택가격이 폭락했다. 강력한 투기 붐이 불었던 경기도 성남시와 과천시 등지는 2007년 금융위기 당시 집값은 거의 붕괴수준으로 추락했다.
경기도 성남시(분당구) 및 과천시 아파트 연간 변동 추이[자료: 부동산114]
부동산114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가격은 2006년 3.3㎡당 2016만원까지 올라 갔지만,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붕괴하면서 2013년 3.3㎡당 1545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1960만원까지 올라 2006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10년 이라는 시간을 허송했다.
과천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2006년 과천시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평균 3695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과천정부청사 이전이 맞물리면서 줄곧 하락하다 작년 말 3.3㎡당 3303만원대까지 회복했지만, 12년 전 고점에는 아직도 못미치고 있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호황기일 때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곳을 선택할수록 유리하다"면서 "불확실성이 강한 땐 비교적 시장이 안정적인 실수요 비율이 높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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