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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구만 리인데`…일어서지 못하는 아모레퍼시픽
입력 2018-10-05 16:14 
아모레퍼시픽 용산 신사옥

국내 화장품 업계를 호령했던 아모레퍼시픽의 현 상황이 심상치 않다. 매 분기 최대실적을 내며 고공행진 했던 기세는 자취를 갑췄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 중국 보복 직격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면세점 매출 급감하고 국내 내수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면서 성장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연결매출액은 1조 2992억원에서 1조 3615억원, 영업이익은 1228억원에서 1332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매출액 1조 4041억원, 영업이익 1502억원)를 밑돌 전망이다
지난해 사드 악재로 역신장했던 기저 효과로 인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6.1%, 48.6% 오른 수치지만 실적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연이어 나온다. 실제 주요 증권사 17곳 중 10곳에서 이번 3분기 실적 부진과 이익 추정치를 반영해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특히 3분기 중국 법인 성장률이 4%대로 예상되면서 현지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삼성증권은 31만원에서 25만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KB증권은 기존 33만원에서 27만원으로, 유안타증권은 35만8000원에서 27만6000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3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일제히 목표가를 내렸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로드숍 채널과 면세점 등 유통 채널들의 성장 정체가 이어지고 중국 현지 성장률까지 계속 저조하다면 (사드 해소 분위기 이후)중국인 입국자수가 회복되어도 면세점 매출이 크게 증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진 = 강영국 기자]
중국 공안의 따이공 규제 칼날도 주가 하락의 불을 지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한국에서 상하이 푸동공항에 입국한 따이공(중국보따리상인)들을 대상으로 세관 검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부터 개정될 전자상거래법안을 앞두고 따이공과 웨이샹 판매채널을 공식 채널로 인정하고 세금 부과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수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체질 개선이 더디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 K-뷰티의 가장 큰 경쟁력인 혁신성 측면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에어쿠션 이후 이렇다 할 신규 카테고리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 경쟁을 더욱 치열해지고 트렌드는 빨라지고 있는데 반해 회사는 여전히 브랜드 인수합병(M&A)에는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한계를 극복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일 아모레퍼시픽은 전거래일대비 13.99%(3만7000원)하락해 23만원 선이 붕괴된데 이어 이날에도 1.10%(2500원) 떨어져 22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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