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도 모르게 실시간 중계…중국산 CCTV 해킹 무방비
입력 2018-10-04 19:30  | 수정 2018-10-04 20:47
【 앵커멘트 】
해외 한 훔쳐보기 인터넷 사이트에선 전 세계의 CCTV가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보안에 취약한 중국산 저가 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맘만 먹으면 개인은 물론 공공 CCTV까지 너무 쉽게 뚫릴 수 있다는 겁니다.
전민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장을 걷던 한 여성이 가게에 들러 과일을 고릅니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우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모두 러시아의 한 훔쳐보기 전문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되는 우리나라의 CCTV 화면입니다.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유출된 CCTV 영상 속의 장소에 직접 찾아와 봤습니다. 보시다시피 로그인 없이도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초기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을 경우 쉽게 영상이 유출되지만, 보안에 취약한 저가 중국산 CCTV는 비밀번호 변경도 소용이 없습니다.


▶ 인터뷰 : CCTV 유출 피해자
- "비밀번호는 (저 말고는)아무도 몰라요. 설치하신 분도 본인도 모른다고 하시는데…."

문제는 이렇게 보안이 취약한 중국산 CCTV가 일반 가정은 물론 공공기관 곳곳에 설치돼 있다는 겁니다.

실제 조사결과 국내 정부과천청사 CCTV 중 절반이 중국산이고, 심지어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도 중국산이 설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안에 취약한 CCTV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 인터뷰(☎) : 김용대 / KAIST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원하지 않는 개인정보들이 취약한 CCTV를 통해 외부로 간다면, 자신이 어떤 정보가 유출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

지난 1월 국가정보원이 뒤늦게 강화된 공공 CCTV 보안 기준을 마련했지만, 이 역시 권고사항에 불과합니다.

또 이미 설치된 CCTV들은 예산 문제로 당장 바꾸기가 어려워 실효성 논란은 여전합니다.

▶ 인터뷰(☎) : 임종인 / 고려대학교 정보보안대학원 교수
- "예산상의 문제로 지침을 만족하지 못하는 CCTV를 설치하고, 운영을 그런 (보안이 취약한) 곳에 맡기기 때문에…."

허술한 관리감독 속에 누군가가 CCTV를 통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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