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명희 첫 개인전 [사춘기: 놀이터와 섬] 인사동에서 열린다
입력 2018-10-04 13:15  | 수정 2018-10-04 13:32
김명희 개인전, 사춘기: 놀이터와 섬/사진=인사아트센터 제공

김명희 작가의 첫 개인전(사춘기: 놀이터와 섬)이 어제(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김 작가는 "현대의 아이들은 시간이라는 현실에 포함되지 않을 특권, 그리고 선택하지도 결정하지도 않을 자유를 잃었다"라고 전시회를 설명했습니다.

유년기의 자유를 너무도 일찍 잃어버린 현대의 아이들이 겪는 사춘기는 그래서 더욱 힘들고 진폭이 크고 현란할 수 밖에 없으며, 그로 인한 그들만의 불안함과 또 한편으로는 설레는 들뜸과 두려움을 현대의 어른들은 그저 대수롭지 않은 흔한 골칫거리처럼 여기고 있다는 것을 김 작가는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특히 작가의 자녀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며 목격한 놀라운 성장과 변화, 그리고 크고 작은 희로애락의 터널을 통과의례처럼 헤쳐나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사춘기에 대해 긴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인사아트센터 4층 제2특별관에서 열리는 [사춘기: 놀이터와 섬]의 전시장 정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사춘기 네번째 시리즈, "꿈으로의 여정"입니다. 작가는 대형 캔버스에 다소 초현실적인 구도로 수영장과 다양한 소년들을 배치하고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과 파랑새, 그리고 원경의 등불을 들고 말을 탄 호수 속 섬의 기사까지, 전통적이지 않은 꼴라쥬 느낌의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구성을 보입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아이들이 떠나고 존재의 의미를 잃은 '놀이터'와, 또 선구자로서의 안내자가 되고 싶은 어른들과의 맞닿을 수 없는 괴리감을 나타내는 '섬'을 사춘기로 접어드는 아이들의 시선과 평행선상에 두고 관망합니다.

굳이 놀이터로 아이들을 끌어오려 하지도, 또 섬을 헤엄쳐 건너 아이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아이들의 서툴고 이른 떠남을 조용히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는 캔버스 위에서 밝고 선명한 색채로 강렬한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사랑을 담아 표현되고 있습니다.

김 작가는 오랫동안 패션업계에서의 커리어와 스튜디오 유화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그에 따라, 현대의 국제적인 패션 비즈니스 흐름 안에서의 대중적인 패션일러스트레이션적인 작품의 태도를 통해 관람자와의 신선한 고통을 모색합니다. 국제적인 흐름을 몸에 담고 흘러나오는 색채의 조합은 지극히 현란하고 명랑하며, 강렬하다 못해 초현실적이기까지 합니다. 더욱이 작가의 유년시절 외국에서의 생활은 작품의 표현에 있어 다양한 이국적인 양식을 폭넓은 국제적인 시선으로 담아갈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줬으며, 작품 안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유미주의의 색채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김명희 작가의 현대인들과 현대 아이들의 일상에 대한 지극히 일상적이지 않은 강렬한 사유는 이번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내년에도 다양한 전시를 통해 펼쳐질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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