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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관중석보다 실망스러웠던 LG-kt의 볼썽사나운 신경전
입력 2018-10-02 22:14  | 수정 2018-10-02 23:33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텅 빈 관중석보다 실망스러웠던 것은 눈살 찌푸려졌던 양 팀의 신경전이었다.
2일 잠실구장. LG와 kt의 시즌 15차전이 열렸다. 사실 이 경기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할 조건을 두루 갖췄다. 경기 시작 전 8위(LG)와 9위(kt)의 대결. 가을야구는 멀어졌고 그렇다고 최근 인상적 경기력을 선보이는 팀들도 아니다. 여러모로 흥미를 끄는 요소가 없었다.
경기장은 곳곳이 텅 비었을 정도로 한산했다. 주중경기인데다가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 긴장감 떨어지는 매치업이었고 이는 고스란히 관중수로 반영됐다. 이날 최종 5512명의 관중이 잠실을 찾았는데 이는 LG의 올 시즌 홈 최저관중이다. 환경적 요소가 있었겠지만 싸늘한 팬심이 반영된 수치이기도 했다.
하지만 텅 빈 관중석보다 더 아쉬움을 남긴 것은 경기 그 자체였다. 양 팀은 관중석 분위기와 달리 경기에서 불꽃이 튀었다. 다만 뜨거운 명승부가 아니라 사구에 태클, 보복성 태클로 의심되는 장면들 때문이었다.
kt 선발투수 김민이 제구가 되지 않은 채 1회와 3회 LG 가르시아에게 두 차례나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데 3회 가르시아는 2루 베이스러닝 도중 베이스보다 2루수 박경수 쪽이 더 가까운 듯한 슬라이딩을 하며 기름을 끼얹었다. 그러자 뒤이어 5회초 이번에는 kt 박경수가 출루한 뒤 3루로 진루할 때 LG 3루수 양석환의 발목 쪽을 향하는 듯한 강한 슬라이딩을 했다. 양석환은 잠시 쓰러졌고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그러자 6회말 이젠 다시 양석환이 1루에서 2루로 진루할 때 kt 유격수 심우준 쪽으로 강하게 슬라이딩 태클을 했다. 이번에는 심우준이 그라운드에 잠시 쓰러졌다. LG는 송구방해 판정을 받았다.
정점을 찍은 분위기는 7회 이후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8회말 이번에 주권이 LG 대타 이형종 몸쪽 깊게 투구를 하며 다시 분위기가 가열됐다. 이형종이 주권의 공을 공략, 솔로포를 만들었는데 이때 이형종이 던진 배트가 심판 쪽으로 향하는 묘한 분위기도 잠시 연출됐다. 심판이 LG 더그아웃에 방문 주의를 주는 듯한 장면도 나왔다.
경기는 10-6 LG의 승리로 끝이 났다. LG 타선이 kt 마운드를 공략한 것이 승리요인.
하지만 경기 스코어를 떠나 안팎에서 실망감이 가득했던 경기였다. 텅 빈 관중, 동업자 의식이 사라진 볼썽사나운 장면들. 흔들리는 두 팀의 현재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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