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투자 대세 떠오른 ETN…ETF 넘본다
입력 2018-10-02 17:44  | 수정 2018-10-02 21:38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첫 상장 이후 4년 만에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를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ETF는 2007년 10월 처음 상장한 반면 해외 자산 투자용 ETN은 2014년 11월 처음 출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ETN은 최근 해외 자산 투자용 ETF 규모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ETN은 보다 폭넓은 투자 대상과 비교적 자유로운 운용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자산 투자용 ETN은 102개 종목으로 지표가치 총액이 2조922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 자산 ETF는 103개 종목으로 순자산가치 총액이 3조521억원이었다. 해외 자산 ETN은 시장에서 유통된 기간이 해외 자산 ETF의 절반에 못 미치지만 규모는 큰 차이가 없었다. 지표가치 총액과 순자산가치 총액은 유사한 개념으로 주식으로 따지면 시가 총액을 뜻한다.
ETF와 ETN은 모두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둘 다 특정 기초지수의 등락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며 유사성이 많아 외국에선 이들을 한데 묶어 상장지수상품(ETP)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ETF와 ETN을 이용하면 원유 등 원자재와 해외 주식, 해외 채권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저렴한 비용으로 실시간 투자가 가능하다"며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해외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ETF와 ETN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ETN은 운용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날 수 있는 ETF와 달리 약정된 고정 수익률을 제공하는 게 최대 강점이다. 채권 투자자가 정해진 이자 수익을 올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ETN을 상장지수채권으로 일컫기도 한다. 투자자들에게 안정된 고정 수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ETN 발행사(대부분 증권사)들의 운용 규제도 줄였다. 예컨대 지수를 구성할 때 ETF는 10종목 이상이지만 ETN은 5종목 이상으로 완화했다.
다만 발행사가 파산하면 투자자는 원금을 날릴 위험이 있다. 그러나 발행사 대부분이 국내 유수의 증권사들인 만큼 발행사를 믿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 측은 "ETN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천연가스, 은, 니켈 등 해외 원자재 상품 거래에서 ETF보다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며 "ETN은 운용 제한이 거의 없고 증권사에서 재량이나 전략을 구사하기 유리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원자재나 상품 분야에서 많이 선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측은 "원자재 가격에 2배로 연동하는 레버리지 상품과 역방향으로 연동하는 인버스 상품도 다수 상장돼 있어 원자재 시황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골라 투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9월 말 기준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자산 ETN중 절반 정도인 51개가 레버리지·인버스 관련 종목이다. 지표가치 총액도 1조7355억원에 달했다. ETF는 레버리지·인버스 관련 종목이 24개 상장돼 있으며 순자산가치 총액은 4875억원이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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