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판 그대로 광주에서 진행…법원, 관할이전 기각

광주법원이 2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전두환(87) 전 대통령의 관할이전 신청을 기각했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는 공평한 재판이 이뤄질 수 없다며 지난달 21일 서울로 관할이전을 신청했으나 법원의 기각에 따라 재판은 광주에서 그대로 진행된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사유와 기록에 나타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광주지법에 형사소송법 제15조 제2호에서 정한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운 객관적 상황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제15호 제2호에서는 '범죄의 성질, 지방의 민심, 소송의 상황 등 기타 사정으로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에는 검사나 피고인의 관할이전 신청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할이전 신청 이후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이나 소송 절차가 정지되고, 이에 지난 1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 사건의 두 번째 공판기일은 연기된 상태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이 나옴에 따라 재판부(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는 다시 공판일을 정하고 전 전 대통령의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지난 5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회부된 전 전 대통령은 '고령으로 광주까지 갈 수 없다'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냈으나 역시 기각된 바 있다.
또 증거 및 서류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며 두 차례 연기신청을 해 당초 5월 28일로 예정됐던 첫 재판이 지난 8월 27일이 돼서야 열렸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이 첫 재판에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불출석해 또다시 연기됐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기록,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