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생지옥 아비규환"…피해 현장 접근 못 해 발 동동
입력 2018-10-01 19:30  | 수정 2018-10-01 19:57
【 앵커멘트 】
인도네시아 강진 피해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마을에서만 2천 명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는 현지 언론 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인데요.
저희도 취재기자를 보냈는데, 현지 공항은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 아직 피해 현장인 팔루엔 접근도 못 하고 있습니다.
일단, 자세한 현장 상황 직접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배준우 기자, 지금 어디까지 갔습니까?


【 기자 】
네, 제가 서 있는 이곳은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팔루가 위치한 술라웨시섬 마카사르의 공군기지 앞입니다.

이곳엔 군용기를 타고 팔루로 가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인데요.

이들은 대부분 팔루에서 실종되거나 다친 피해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입니다.


팔루로 보내기 위해 바리바리 싸들고 온 각종 구호물품도 공군기지 앞 여기저기에 쌓여 있습니다.

보통 이곳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면 피해현장인 팔루에 도착하는데, 쓰나미 피해로 팔루 공항이 폐쇄돼 지금 현재 민간에서 운영하는 하늘길은 모두 끊긴 상황입니다.

오로지 군용기만, 그것도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팔루 피해자 가족들과 구호품을 보내는 사람들 모두 군용기를 타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는데요.

현재 군용기는 인도네시아 당국이 군인과 NGO시민사회단체, 지질과 전기 전문가 같은 복구에 도움이 되는 인력들을 우선적으로 태우고 있어서 아직 군용기에 타지 못한 피해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한국인 실종자 이 모 씨의 어머니도 아들을 찾기 위해 어제 저녁 이곳에 도착했지만, 오늘 오후에서야 간신히 팔루행 군용기를 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앵커멘트 】
네, 부디 좋은 소식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데 배 기자, 피해가 어느 정도인 겁니까?
사망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수십 명에서 시작한 희생자는 어느새 천 단위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당국조차 공식 집계를 내놓지 못하고, 사망자가 더 늘어날 거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톰 하웰 / 구호단체 책임자
- "불행하게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정부도 사망자 수가 수천 명이 될 수 있다고 했고, 우리도 그렇게 확인했어요."

현지 언론은 팔루 남쪽 마을에서만 2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30만 명 정도가 거주하는 동갈라지역인데요, 이곳은 통신 두절로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를 알 수 없는 상황이란 겁니다.

이곳이 팔루보다 진앙에서 더 가까운 곳인 만큼 참상이 드러나면 훨씬 더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처럼 피해가 큰 것은 최고 높이 7m의 쓰나미는 물론, 강진으로 흘러내린 진흙이 주민들 거주지를 휩쓸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리드완 / 생존자
- "파묻혀 있던 가족들을 간신히 찾아냈어요. 그들은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땅이 내 가족들을 집어삼켰어요."

사태 발생 사흘째인 오늘도 당국은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현장에 인력과 구호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통신과 전기도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서 복구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마카사르에서 MBN 뉴스 배준우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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